여의도 면적의 5.5배에 달하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K-6)의 지난 11월말 현재 공정률은 86%.
특히 주한 미군의 심장부인 주한미군사령부와 미8군사령부는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11월 말 현재 95%나 공사가 진척됐다.
미군과 가족 등 4만여명이 이전하면 평택은 국내 최대 국제도시로 변모할 전망이다. 기지 주변엔 이태원 같은 상권이 들어서 10만여명의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평택시는 주한 미군기지 이전을 지역 발전의 일대 전기로 삼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인프라 구축과 개발사업으로 평택지역 집값 상승률이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특수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큰 기대만큼 걱정도 적지 않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특수와 관련해 경제 주체 등 주도권을 중앙에 빼앗기고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사건·사고 등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 평택시·국제교류센터, 지구촌 문화도시 만들기
주한미군 기지 평택이전을 앞두고 팽성과 송탄국제교류센터가 지구촌 문화도시 평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어교실, 미군기지 견학 및 어학체험, 평택시티투어, 한식요리교실, 주한미군 전입장병 문화체험, 홈스테이, 토크 카페, 푸드 익스체인지, 택시조합원 실시간 영어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팽성 국제교류재단에서 택시조합원 영어교육을 받은 개인택시 운전자 박재형(60) 씨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외국인 승객을 두려워하지 않게됐고, 주한미군 등 외국인 승객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인 케이티 하웰(32)씨는 "국제교류재단은 미국인들이 부대 밖으로 나와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고 말했고, '안녕, 코리아! 투어'에 참가한 미국인 폴 애크녹(61), 샤론 발릴리(63)씨는 "다양한 주말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줘 대단히 감사하다"고 했다.
평택시도 '평택 속의 작은 지구촌' 사업으로 안정리 K-6기지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다양한 문화 즐기기, 신장 쇼핑몰에서 세계 각국의 음식 맛보기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적 전통문화 복합단지 조성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평택시의회 김수우 주한미군 평택이전대책 특별위원장은 "주한미군 이전이 완료되면 미군과 동반가족, 상인 등 10만여 명이 유입돼 국내 최대 국제도시로 변모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한미군 이전에 따른 평택지역 인프라 구축
2016년 6월 수서~지제역 간 KTX가 운행하게 된다.
서울 송파구 수서역에서 경기도 화성시 동탄을 거쳐 평택 지제역까지 연결되는 61.1㎞ 구간으로 20분이 소요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는 평택호관광단지 사업이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1조 8천억 원이 소요되며 단순한 휴식 공간뿐 아니라 문화, 체험, 관광, 쇼핑 등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복합 관광휴양단지다.
K-6 기지주변 팽성읍 안정리 로데오거리 상가 활성화 사업과 마을 주택개량 등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55 주변 신장 쇼핑몰을 정비하고 마을 재정비 촉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K-6 주변 안성천 9만8천840㎡에 331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 내리 문화(수변)공원이 2016년 말 완료된다,
전통놀이마당과 야외무대, 다목적 잔디마당 등을 설치해 미군기지 거주자와 가족들에게 다양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기지 반경 3㎞이내 지역 8개읍면 158개 마을과 7개동에 1조1천102억원이 지원돼 마을 진입도로, 체육시설, 마을회관 등 주민편익시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까지 8천693억 원이 투자됐다.
◇ 평택 개발특수로 부동산 값 급등… 전국 1위
KB국민은행이 지난 2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평택시 집값 상승률이 24.91%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평택이 전국 투자처로 뜨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의 전세난을 피해 수도권에 내 집 마련하려는 수요가 교통 인프라와 각종 호재가 갖춰진 평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유명 건설회사들이 이들 지역에 미니 신도시급 대규모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열기를 부추긴 것도 한몫하고 있다.
◇ 주한미군 중앙과 직거래…지역은 뒤치다꺼리만?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가 약 18조 원에 이르고, 11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평택기지 운영에 따른 평택지역 소비도 2020년 기준으로 연간 약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난 기대에 부푼 평택시는 최근 미군기지 이전공사와 환경오염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보고 지역이 외면당한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한미군이 이전하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K-6)에서 난방용 기름 수백ℓ가 유출돼 농수로 100여m가 오염됐다.
미군측은 평택시가 아닌 환경부에 통보했고, 평택시는 뒤늦게 환경부로 부터 소식을 전해들어야 했다.
지난 10일에는 미군측이 K-6기지 공개행사를 하면서 지방 자치단체와 지방언론을 빼고 중앙 기자단만 초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13일엔 평택시민 지역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와 팽성 미군기지 주변 상인회 회원 등 50여명이 K-6 기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미군기지 이전공사 현장에서 비현실적인 공사금액 탓에 지역업체들이 도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역 하청업체들이 공사가 불가능할 정도의 저단가로 일을 강요받고 있다"며 "미군기지 이전공사의 경우 발주처인 국방부측 등과 원청업체들의 횡포에 지역 업체들이 고사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지공사가 한창인 팽성읍 안정리 지역 중장비·인력회사와 식당 등은 서울 등지의 하청업체에 제공한 인부와 장비, 식사비 등 수억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주한미군 특수를 기대하며 땅을 제공한 평택시가 사건사고 등 뒤치다꺼리만 하지 않을 까 걱정하는 이유다.
◇ 평택이전 K-6기지 확장공사 공정률 86%
주한미군이 이전하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K-6) 기지 면적은 1천467만m²로 여의도 면적의 5.5배에 달한다. 11월말 현재 공정률은 86%다.
이곳에는 미 8군사령부와 예하 부대, 각종 훈련장과 숙소 등 513동의 건물이 들어선다.
주한미군 이전이 완료되면 장병과 가족 등 4만2천명이 늘어나고, 2천700가족이 거주하게 된다.
K-6기지 내 시설공사 중 대표적 지휘시설인 주한미군사령부와 미8군사령부의 경우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11월 말 현재 95%의 공사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주차장과 도로정비 공사만 남겨두고 있다.
병영시설, 여단·대대본부, 시설통합본부 등 미8군 시설 대부분이 공사를 끝냈고,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이미 완공돼 개교했다.
철도차량기지 건설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5개월 빠른 지난 7월 완공됐고, 철도지원 시설과 21.3㎞에 달하는 도로 10곳도 공사를 마친 상태다.
삼포우 미8군 사령관은 "완성된 평택기지를 보면 한미 동맹이 함께 이룬 쾌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주한미군기지 이전은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발전시키고 한미동맹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