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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아빠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탈출한 A(11)양이 경찰관에게 성탄절 선물로 받은 토끼 인형. /연합뉴스

수년 간 친부의 감금과 학대에 시달리다 탈출한 11살 소녀 A양이 갖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토끼 인형'이었다.

A양 사건을 담당해 온 인천 연수경찰서 경찰관들은 성탄절 전날인 24일 밤 병원을 방문해 A양에게 토끼 인형을 선물했다.

성탄절 선물로 뭘 받고 싶으냐는 경찰의 질문에 A양은 주저하지 않고 '토끼 인형'이라고 답한 것이다.

3년 넘게 학교에 가지 못한 A양에게 토끼 인형은 그야말로 새로운 친구였다.

인형을 바로 끌어안고 병원 침상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너무 좋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A양은 성탄절에 과자도 많이 먹고 싶다고 했지만 당분간 병원식만 먹어야 한다는 의료진의 지침 때문에 과자 선물은 전달되지 않았다.

A양은 지금까지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단 한 번도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이번 성탄절에는 전국의 수많은 '산타'로부터 다양한 선물을 받았다.

각계에서 보낸 후원금은 물론 A양을 직접 돌보고 싶다는 독지가까지 나타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도 아이를 입양하거나 위탁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이미 아이들이 다 성장했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활도 가능하다"며 "내가 잘 키울 수 있으니 입양할 수 있는 절차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중앙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입양하고 싶다는 분들의 마음은 감사하지만 아직 아이가 치료를 받고 있고, 회복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입양이나 위탁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며 "아이의 치료가 끝나면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양을 돌보는 인천 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는 전국에서 인형·옷·신발·피자쿠폰 등 수십 점의 선물이 도착했다.

홀트아동복지회 후원 계좌에도 25일 현재 1천여명으로부터 4천600여만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