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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살림 갈등 조율 협의체
쟁점 사안 해결 거의 못해
도의회 권한 침해 우려도


누리과정·학교 급식지원 논란 등으로 내년 경기도·도교육청 살림이 ‘준예산’ 위기에 직면할 동안 정작 경기연정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도의회 안팎에서 일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도와 도의회가 연정의 일환으로 예산의 큰 틀을 미리 짜맞추는 재정전략회의까지 가동했던 터라 ‘예산 연정’에 대한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재정전략회의는 도 살림의 큰 방향을 도의회와 미리 논의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다. 도의 고유 권한인 예산편성 업무를 시작 단계에서부터 도의회와 함께 해나가자는 취지로 조성돼 이른바 ‘예산 연정’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지난 23일 예산안 확정이 무산된 결정적 이유였던 도의 학교급식 지원 문제는 이미 재정전략회의에서 도·도의회 여야가 머리를 맞댔던 사항 중 하나였지만 각자의 입장 차 정도만 확인했을 뿐, 실제 금액 반영을 둘러싼 논의는 거의 하지 못했다.

예산편성 방향을 함께 논의해 여야 간 갈등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당초의 취지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 도의원은 “연정을 했을 때나 안 했을 때나 여야가 예산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벼랑 끝까지 오는 것은 똑같지 않나”라며 “예산 연정을 한다면서 재정전략회의도 만들고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1년 동안 뭘 했는지 피부이 와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 관계자는 “재정전략회의에서 미리 구체적인 금액까지 논의를 끝내버리면 도의회의 고유 권한인 예산 심의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회 내 부정적인 여론 등을 감안해 심도있는 논의는 지양하자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내년 예산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연정 사업 32개를 선정, 예산반영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전략회의에 참여했던 도의회 관계자도 “재정전략회의가 연정 합의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연정실행위의 산하기구로서 조성되다 보니, 도예산 전체를 훑기 보다는 연정 합의사항에만 국한해 살펴봤던 측면도 있다”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나름대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