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도서지역 대형화재 대책에 큰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8일 오후 인천시 중구 무의도의 한 주택에서 발생해 인천공항소방서는 소방차량 15대를 출동시켰지만 화재발생 4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영종도와 용유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종료된 이후에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접근성 개선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의 섬프로젝트에 도서지역 소방 안전대책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도서지역이 대형화재 사고에 무방비 상태인 것은 섬지역의 배편 운항과 관련된다. 대부분의 소방장비는 도심지역용이어서 선박없이는 이동할 수 없는 데다 운항이 종료된 야간에는 속수무책이 되고 마는 것이다. 화재진화 전용 선박의 도입이나 야간 소방선 대기 제도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옹진군 섬지역의 소방장비가 극히 취약하다. 옹진군 전체 7개 면 가운데 119안전센터는 백령·영흥면 2곳 뿐이다. 다른 면소재지인 본도에는 지역대가, 부속도서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의용소방대가 소방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부속도서에 화재가 나면 본도의 지역대가 배로 이동해야 하고, 기상상황이 악화해 배를 띄우지 못하는 경우에는 대책이 말 그대로 ‘강건너 불구경’만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된다. 그나마 지역대가 가동되는 본도에도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현재의 장비로는 제대로 진화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섬관광 활성화로 관광객이 연간 300만명 이상으로 증가한 시점에서 이 같은 소방안전의 허점은 대형참사 방지 차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섬에 소방차량과 인력을 배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비상시 신속대응 체제를 강화해야 하며, 비상동원체계를 수시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섬 지역의 주택개량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택과 건물 간의 격리, 내화성 건축자재의 사용 등을 장려해 대형화재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