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들어오는 KTX 역사
송도·판교 불 밝힌 빌딩들
을미년(乙未年) 마지막날인 31일 새로운 한 해 맞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경기·인천지역 곳곳은 활기찼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경기지방경찰청의 참수리(KUH) 헬기를 타고 850m 상공에서 경기인천지역을 내려다봤다.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옛 한국도로공사 대운동장에서 날아 오른 참수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과천~의왕간 고속도로 선암 나들목(IC) 위를 비행했다. 선암 나들목 인근 지선도로는 출근 길에 나선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져 노란색 차량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황금 띠’를 연상케 했다.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출근길은 이날도 황금길이었다. 시속 120㎞로 비행 중인 헬기 오른편으로 경기도의 고속전철 시대를 연 KTX의 광명역사가 눈에 들어왔다. 내년에 인천·수원발(發) KTX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고속철도 접근성이 수월해질 경기 남부지역 도민과 인천시민들은 벌써 들떠있다.
잠시 후 시흥시청사 상공을 지났다. 청사 뒤로 반듯하게 정리된 장현지구(293만여㎡)·배곧신도시(490만여㎡) 개발현장이 한눈에 펼쳐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어려움을 겪을 한 농가는 내년 농사를 준비하느라 물을 대놨는데 찬 공기에 얼어붙었다.
동토는 풍년을 상징한다. 푸른색의 공장 옥상이 모자이크 작품을 연상케 한 곳은 국내 최대규모의 국가산업단지인 반월·시화공단이다.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지만 곳곳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국가 최대 산업단지다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서해바다 옆으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시야에 들어왔다.
고층 빌딩군이 인접한 야트막한 공장지대와는 대조를 이뤘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는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공항의 경제 브레인 명성만큼이나 휘황찬란했다.
참수리는 출발지인 옛 도공본사 쪽으로 선회했고 곧 이어 미(美)실리콘 밸리를 꿈꾸는 벤처기업들이 입주한 판교테크노밸리가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단지 내 빌딩들은 밤새 붉은 빛을 밝힌 채 아침을 맞고 있었다.
/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