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2016년 경기도·도교육청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연정’ 분위기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몸싸움도 불사하며 감정 대립이 극에 달한 도의회 여야는 물론, 교육연정으로 가까워졌던 도와 도교육청의 관계도 냉랭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후반기 의장·대표 선거 공약에 ‘연정 파기’가 등장할 판”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며 ‘연정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예산안 처리를 두고 몸싸움을 벌인 도의회 여야 의원들은 ‘네 탓’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준예산 체제가 된 건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 석을 점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제 멋대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려 해 이 지경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 야당 도의원은 “유혈사태까지 벌어진 마당에 여야 연정은 끝났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오는 6월 예정된 도의회의 후반기 의장·여야 대표 선거에서도 연정에 대한 태도가 후보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누리과정에 대한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의 입장 차가 이번 준예산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부각되며 도와 도교육청의 연정 역시 흔들리는 모양새다.

도교육청 일각에서는 “도지사가 교육감이 결정해야 하는 예산인 누리과정에 개입해 일을 키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반면 도에선 “보육대란이 코앞으로 다가온 마당에 도의 수장으로서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냐”고 반문하고 있다.

누리과정 문제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도와 도교육청이 ‘교육연정’의 일환으로 추진키로 했던 사업에도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는 “연정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있겠지만, 결국 연정의 가치에 맞게 문제를 수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