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남북 대치 상황에 익숙한 듯 주민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냈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시작된 정오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TV방송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민 김모(58)씨는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전하는 뉴스를 본 터라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며 "여기 사람들은 북한의 도발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경험이 있어 북측 상황에 민감하다"고 전했다.
박춘근(56) 연평면 동부리 이장은 "상당수 주민들은 개의치 않고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뭍 사람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연평도에 사고가 터질 것처럼 여기는 데 주민들은 별 탈없이 지내고 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5년 전인 지난 2010년 11월 23일 낮 연평도에 느닷없이 포탄을 퍼부어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됐다.
해병대 연평부대는 지난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장비와 투입 병력을 늘리며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연평부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내륙에서 이뤄진데다 포착된 북측 도발 징후가 없어 주민 대피 통보를 전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북한이 대남 감시를 강화하며 배치한 부대를 증강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초·중·고교는 방학기간이어서 당직을 맡은 교사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 170여명의 학생들은 모두 섬에 있는 집에 있거나 뭍으로 나갔다.
연평면사무소는 앞서 낡은 대피소 15곳을 폐쇄하고 새로운 대피소 7곳의 점검을마친 뒤 24시간 개방 운영하고 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북측 도발 시 섬 내 모든 주민이 신속히 대피소로 몸을 피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며 "연평부대와 연락망을 유지하며 북측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이날 연평도 인근 해역에는 출어기가 아닌 탓에 조업에 나선 어선은 1척도 없었다.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10개 항로 여객선 11척은 평소와 다름 없이 정상 운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