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역점을 두어왔던 인천 송도국제도시∼서울 잠실 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정부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로써 인천에서 출발하는 GTX 건설사업은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원안, 즉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서울 청량리를 연결하는 B노선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업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인천시가 제시한 인천 송도국제도시∼가산디지털단지∼사당∼강남∼잠실을 잇는 B 대안노선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GTX 주요 환승역이 될 삼성역·서울역·청량리역 등의 삼각 축이 깨지고, 수도권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다. 또 모든 GTX 노선이 서울 강남권을 지나게 되어 강남 집중현상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도 이와 같은 국토부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의 B노선은 송도국제도시에서 출발해 부평∼부천 당아래∼신도림∼여의도∼용산∼서울역을 거쳐 청량리역으로 이어지는 건설안이다. 그러나 이 노선은 2014년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경제적 타당성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고, 국토부의 중간용역결과 보고에서도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인천시의 B 대안노선이 나온 배경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GTX 3개 노선 가운데 일산 킨텍스와 동탄을 잇는 73.7㎞의 A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획재정부가 지난 연말 발표한 신규추진 민자사업에 포함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적격성 심사를 거친 뒤 2019년도 착공될 예정이다. 그런 A노선에 비해 인천에서 출발하는 B노선은 아예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제성이 기준치를 넘는 대안노선 대신 경제성이 기준치를 한참 밑도는 원안을 갖고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은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상황임을 의미한다. 관건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에 대안노선까지 나왔던 것이 아닌가. 인천발 GTX는 인천시민의 염원이다. 인천∼서울 간 교통지옥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