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엄마姓(생후 2개월간) 따랐던 아들만 학대 '출생의 비밀 있나'
② 거처 자주 옮기다 사망후 칩거 '이사 부담감'
③ 자신만 빼고 인천 전입신고… 도주 고려했나

인천에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된 최모(사망 당시 7세)군이 출생 당시 아버지의 성씨(姓氏)가 아닌 어머니의 성씨로 출생 등록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숨진 최군의 아버지(34)는 지난 2013년 3월 부천에서 인천 부평으로 가족이 이사하면서 자신은 전입신고 대상에서 뺀 것으로 드러났다.

최군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숨진 최군의 출생 배경과 아버지 최씨가 일부러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 등이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경인일보 취재결과 숨진 최군은 2005년 6월 14일 출생등록이 됐다. 등록 당시 최군은 아버지 성씨가 아닌 어머니 성씨를 따라 한씨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2개월이 지난 2005년 8월 22일 한씨로 등록돼 있던 성씨가 다시 아버지의 성씨인 최씨로 정정된다.

최씨 부부는 2003년께부터 동거를 시작, 2005년 결혼해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 아들과 딸을 낳았는데 유독 최씨가 아들만 학대하고, 숨진 아들의 시신을 훼손까지 한 것에 대한 의문점이 그동안 제기돼 왔다.

최씨의 딸은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학교 생활을 해왔다는 게 경찰과 해당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씨가 부평으로 이사 올 당시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최씨 가족이 부천에서 부평으로 전입 신고된 시기는 2013년 3월 18일이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2년 아이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최씨가 사망한 아이를 부평으로 옮기면서 자신만 쏙 빼고 나머지 가족들만 전입신고 대상에 포함시켰다. 아이의 사망 사실이 탄로날 것을 우려한 최씨가 도주 등을 생각하고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 최씨는 아들 사망 전까지 10여 차례 이사를 다녔지만, 사망 후 부평으로 이사를 온 다음부터는 한 번도 집을 옮기지 않았다. 아들의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최씨가 이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 프로파일링 조사 과정에서 최씨는 과거 부모로부터 자신도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최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다친 경우도 있으나 병원에 간 적은 없다"라며 "피해자인 아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호·윤설아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