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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활주로가 폐쇄됐던 제주공항에 25일 오후부터 운항이 재개면서 중국행 항공권을 받아 든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스톱'됐던 제주의 항공기·여객선 운항이 사흘 만에 재개돼 하늘길과 바닷길 모두 정상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공항이 폭설과 강풍으로 주말인 지난 23일 오후 5시 45분 전면 통제되고 나서 42시간여 만인 25일 정오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운항 통제가 해제되자 항공사들은 활주로에 있는 항공기에 묻은 눈과 얼음을 털어내는 작업을 하며 운항을 준비했다.

첫 항공편은 오후 2시 48분 김포행 이스타항공 ZE236편으로, 승객 149명을 만석으로 채우고 이륙했다.

제주공항에 묶여 있던 여객기부터 차례로 이륙하고 나면 육지에서 보내는 여객기가 제주로 와서 승객을 수송한다.

항공사들은 최대한 많은 승객을 제주에서 육지로 이송하기로 했다. 체류객 수송을 위해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심야 운항제한이 26일 오전 6시까지 해제됐으며 제주공항도 통상 오후 11시까지 운항해왔으나 밤새 항공기를 운행키로 했다.

심야시간대에는 공항철도와 지하철, 공항리무진 등 대중교통도 연장 운행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에 남은 체류객은 23일 2만여명, 24일 5만여명, 25일 1만5천여명 등 7만5천여명이다.

제주공항은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종일 북적거렸다.

바닷길도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의 풍랑경보가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풍랑주의보로 대치된 가운데 해상의 물결이 다소 낮아지며 대형 여객선은 속속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오후 3시에는 제주∼추자∼완도로 가는 한일레드펄호(2천878t·여객 정원 365명)가, 오후 4시 50분에는 한일골드스텔라호(1만5천t·여객 정원 820명)가, 오후 5시에는 목포로 가는 산타루치노호(2만4천t·여객 정원 1천425명)가 승객을 싣고 각각 제주를 출항했다.

이날 오후 1시를 기해서는 제주도 전역의 한파주의보가, 앞서 오전 11시를 기해서는 강풍주의보가 각각 해제된 가운데 바람이 점차 잦아들고 기온도 다소 올랐다.

오후 2시를 기해 제주 산간의 대설경보는 대설주의보로 대치됐고, 산간 외 전역의 대설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

오후 3시 현재 산간에는 한라산 윗세오름 157㎝, 진달래밭 140㎝ 등의 눈이 쌓였으며 산간 외 지역은 오후 4시 현재 제주 9㎝, 고산 3.5㎝, 성산 8㎝, 서귀포 7㎝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한라산 입산은 폭설로 사흘째 통제됐다. 대설경보가 주의보로 대치됐지만 등반로에 1m가 넘는 많은 눈이 쌓여 있는 만큼 26일도 입산을 통제하고, 27일에 날씨와 등반로 상황 등을 고려해 입산 재개를 결정하겠다고 한라산국립공원 측은 전했다.

산간 도로는 여전히 대부분 차량 운행이 통제되거나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는 상태다. 시내 도로도 눈이 쌓이거나 얼어붙은 구간이 있어서 월동장구가 필요하다.

갖가지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파악한 시설 피해는 공공시설 7건, 사유시설 16건 등 총 23건이며 대책본부 추정 피해액도 10억원이 넘는다.

제주시 봉개매립장에서는 침출수 저류조 돔시설의 지붕이 위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돼 대책본부 추산 7억3천여만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추자도의 대서리 후포지선에서는 소파제(파도 저감 시설)가 파손됐고, 도내 곳곳에서 가로등이 넘어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정전으로 광어 10만마리가 폐사하고 한경면 고산리에서도 정전으로 광어 4만마리가 폐사하는 등 양식장 피해도 잇따랐다.

한경면 용수리 포구에서는 연안복합어선 H호(5.85t)가 홋줄이 풀리며 방파제에 좌초, 물에 잠겨 대책본부 추산 8천여만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제주시 해안동 블루베리하우스 4동과 제주시 용강동 복분자하우스 4동,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블루베리하우스 4동 등 비닐하우스 총 16동 5천900여㎡는 폭설 등에 파손됐다.

기상청은 산간에는 밤까지 눈이 이어지겠고, 해안에도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으며 기온이 26일에는 아침 최저 0∼3도, 낮 최고 6∼8도로 오르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산간에 1∼5㎝며, 내린 눈이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 등에 유의하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