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정부 문학구장 활용주문 불구 '건립 무리수'
부대시설 대형 영화관 한곳뿐 적자운영 도마위


건립 초기 '짓느냐, 마느냐'를 놓고 정부와 인천시 간 마찰을 빚었던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대회 폐막 후 지금까지도 인천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주경기장이 아시안게임 폐막 후 1년여간 본연의 경기장 기능을 해내지 못하면서 경기장이 아닌 '4천700억원짜리 돌연변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새로 짓지 말고 문학월드컵경기장을 증축해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일회성 행사에 과다한 건설비를 투자하는 게 불합리할뿐더러 대회 이후 경기장 적자운영, 그린벨트 훼손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가변석 규모를 늘리는 등 경기장 건립 비용을 줄이고, 대형마트, 컨벤션센터 등 수익시설을 설계단계부터 도입하겠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정부에 주경기장 건립을 주장했다.

인천시는 한때 정부 안을 심도 있게 검토한 적이 있지만, 해당 지역의 반발 등을 고려해 주경기장 건립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4천7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 주경기장이 제 모습을 갖추고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는 경기장 관중석 절반을 차지하는 가변석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가변석을 떠받치는 구조물이 관람석의 무게를 지탱하기에 너무 허약하고, 관중들이 한쪽으로 한꺼번에 몰릴 경우 가변석 형태가 좌우 방향으로 변형을 일으키는 '횡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주경기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가변석에 대한 안전성은 잘 확보됐나요?"라며 직접 챙기기까지 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는 경기장 활용문제가 대두됐다.

인천시가 계획했던 수익시설 유치도 늦어지면서 경기장 적자 운영 문제가 나오게 된 것이다.

대형 영화관 한 곳이 경기장 내 수익시설로 선정되긴 했지만, 다른 수익시설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경기장 본연의 역할도 잃고 있다. 주경기장은 국제공인을 받은 육상트랙, 국가대표 축구 A매치 경기를 할 수 있는 그라운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폐막 후 이곳에서 이렇다 할 육상, 축구 A매치 경기가 열린 적은 없다. 가변석 철거로 본부석 쪽에만 관중석이 있는 기형적인 경기장 모습까지 갖게 된 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익시설 유치가 마무리되면 관중석은 물론 수익시설에서도 경기 관람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