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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 /AP=연합뉴스

신생아에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바이러스'가 미주는 물론 유럽에서도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는 26일(현지시간) 지카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약 19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이탈리아에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4건 접수됐고 덴마크에서도 감염 환자가 나타나는 등 중남미에 다녀온 유럽 여행객들의 감염사례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도 임신부 등에게 발생 지역 여행 자제를 당부하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를 비롯해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리면 사람에도 감염된다.

사람 간 전파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타히티의 한 남성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있고, 성관계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고서도 있어 사람 간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수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발진, 근육통, 두통, 눈 충혈 등의 경미한 증상이 2∼7일간 나타난다. 백신이나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문제는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바이러스가 전이돼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명 '소두증 바이러스'로도 불린다.

소두증 태아는 임신 중이나 출생 직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생존하더라도 정신지체나 뇌성마비, 시각·청각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 발병은 중남미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

브라질에서 가장 많은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을 비롯해 멕시코,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등 중남미 20여 개국에서 최근 환자가 나왔다.

미국 본토와 유럽 등지에서도 환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은 해당 지역 내 감염이 아니라 다른 발병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이 본국에 돌아와 발병한 해외 유입 사례다.

하지만, 중남미와 인접한 미국의 경우 해외 유입이 아니라 곧 본토 내에서 발생하는 사례도 생길 것으로 WHO는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직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나라들은 대부분 임신부에게 발병 지역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