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의 옛 극동방송 건물이 보존돼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26일 인천시와 용현·학익지구 1블록 사업시행자 (주)DCRE에 따르면 이들은 도시개발지구 내에 있는 옛 극동방송 건물을 보존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옛 극동방송 사옥은 1956년 12월 대한민국 최초로 해외에 방송을 보낸 곳이다. 현재 용현·학익지구 1블록에는 옛 극동방송 송출실과 방송관련 일을 맡아 하던 외국인 선교사 사택 등 벽돌구조의 지상 1~2층 건물 8채가 남아 있다. 이들 건물은 60년 전인 1955년 준공됐다고 한다.
성급한 지구단위 개발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근대건축물이 보전 활용될 수 있게 된 일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상당수의 근대 건축물들이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멸실된 사례가 허다하다. 건축물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유산이다. 또 도시재생사업에서도 기존 근대건축물이나 산업유산, 고유한 도시경관 등은 인천아트플랫폼이나 한국근대문학관의 사례에서 보듯 그 활용가치가 매우 크다. 국내외 도시들은 근대건축물을 보전하여 도시재생사업과 관광활성화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근대건축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 중구 개항장 일대에만 문화재 5개 건물을 비롯하여 대략 60개의 근대건축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시 전체는 물론 군·구별로 현존하고 있는 근대건축물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또 건축유형별, 장소별 분포 현황이 어떤지 종합적으로 조사된 바가 없다. 그러다 보니 건축물들의 문화적·건축적 가치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파악된 바가 없는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이 근대와 최신의 건축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인만큼 소중한 건축 자산을 적극 활용해 건축문화에 대한 가치를 재창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천시가 근대건축물에 대한 기초조사나 평가도 없이 활용계획부터 내세우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시는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가치자원인 근대건축물의 실태조사와 평가작업을 우선 추진하고, 주요 관리대상을 선정한 다음 종합적 보전·활용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사설] 인천의 근대건축물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입력 2016-01-27 22:27
수정 2016-01-2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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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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