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새해첫날, 음력상징 쓰는 우 범하지 말아야
높은자리 상징 원숭이 '실수·실패' 부정적 모습도
이번총선 탐관오리 벌하는 참일꾼 많이 뽑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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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설날은 이제서야 밝았는데 올해 띠 동물인 원숭이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벌써 오래된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2016년 1월 1일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 새해 인사 문자로, 신문기사로 원숭이의 해임을 선언해 버렸다. 이는 양력과 음력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빚어진 큰 잘못이다. 2016년 새해 첫날과 병신년(丙申年) 설날은 엄연히 다르다. 양력과 음력의 차이는 해와 달의 구분 만큼이나 크다. 해를 달이라 할 수 없고, 달을 해라 부를 수 없는 것처럼 차이가 크다. 그러나 언론보도를 보면, '2016년 1월 1일 0시 0분. 붉은 원숭이 해가 밝았다'는 식의 기사가 넘쳐났다. 사실 관계에 엄격해야 할 언론부터가 잘못에 앞장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국내 문학계의 한 축을 이끌게 된 인천 출신 문학 평론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에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 이 문학평론가는 1월 1일에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면서 말을 꺼냈다. 새해 첫날에 애를 낳은 아이의 엄마가 화면에 잡혔는데, 거기에서 올해가 원숭이 해인데 원숭이 띠인 아기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란 것이었다. 아직 엄연한 을미년 양띠 해인데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원숭이 해라고 말하는 세태는 사회적 병폐라는 게 이 분의 생각이었다. 그는 이런 병적 현상을 오히려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면서 제발 언론이 나서서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작은 잘못에서 큰 잘못이 생겨나고는 한다. 제방의 작은 구멍은 자꾸 커져 결국 제방을 무너뜨리게 된다.

원숭이는 '높은 자리'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원숭이를 나타내는 한자와 제후를 의미하는 한자 발음이 같은 데서 그렇게 인식돼 왔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전통 예술의 소재로 원숭이는 자주 쓰이고 했는데, 원숭이가 벌꿀을 따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나 원숭이가 게를 잡는 모습의 그림 등은 높은 관직을 좇는 양반 계층에서 선호한 것들이었다. 마침 국회의원 총선거가 두 달 남짓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역별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이번 총선이 내년 대선과 그 이듬해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연속 선거전의 기선 잡기 차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우리 전통의 원숭이 그림이 상징하듯 원숭이 해에 배지를 다는 선량들은 한자리 차지한 것처럼 유난을 떨 가능성이 높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기본을 찾는 일이다. 양력 새해 첫날인데 굳이 1개월이나 뒤에 올 음력에서 상징을 끌어다가 설날 행색을 내는 잘못을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숭이에는 '높은 자리'를 상징하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실수'나 '실패'를 이야기 하는 부정적 모습도 담고 있다. 특히 우리 선조들은 '관(冠) 쓴 원숭이'란 말을 탐관오리의 대명사처럼 썼다. 이는 잔재주로 백성을 속이고, 눈앞의 작은 이익만 노리면서 경박하게 굴다가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의미다.

올 설 명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시끄럽게 시작했다. 올해는 또 총선으로 시작해 정국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기본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탐관오리를 벌할 수 있는 그런 자질을 갖춘 참 일꾼이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