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장모(44)씨는 지난달 연말정산을 준비하다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대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난해 10월 분당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자에 지불한 200만원의 중개수수료에 대해 현금영수증 발급을 했더라면 30%를 공제받을 수 있었는데 모르고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특히나 중개업자가 현금 영수증 발급과 관련해 어떠한 고지도 해준 바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화가 났다. 장 씨는 "뒤늦게서야 중개수수료 발급이 의무화된 것으로 알게 됐다"며 "법을 바꿨다고는 하는데 현장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중개 수수료에 대한 현금 영수증 발급을 거부하거나 아예 알려주지 않는 중개업소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1일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중개 수수료 10만원 이상 현금 거래 시 중개인은 반드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줘야 한다.
하지만 일부 중개인들의 경우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조항을 소비자에게 계약 전 미리 공지를 하지 않아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하지 않는 대신 부가세 10%를 할인하면서 마치 수수료를 덜 받는 것 마냥 생색내는 행태도 여전하다.
심지어 도내 2만3천여 부동산 중개업자 중 70%가 넘는 1만7천여명이 10%가 아닌 3%의 부가세가 적용되는 연매출 4천800만원 미만의 간이과세자지만 계약 과정에서 이를 미리 밝히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도내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현금영수증을 발급하게 되면 매출이 노출되는 만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현금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카드단말기를 아예 설치하지 않는 곳도 많다. 단말기 미설치에 따른 거부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개인이 신고해야지만 적발이 가능하다"며 "5년 이내에 국세청에 미발급 신고를 할 수 있고 사실 확인 시에는 금액에 상당하는 소득공제를 인정해주고 중개인에게는 미발행 금액에 대한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