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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月45만원 1인실 BTL기숙사
고가불구 5대 1 경쟁 치열
운전학원·성형수술 '발길'

가장 싼 고시원 月12만원
10㎡방 창문없고 책상만
최저임금 안줘도 '돈벌이'


일명 금수저·흙수저의 '수저 계급론'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깊지만 입학시즌을 맞아 정작 대학 입학부터 빈부격차가 나타나면서 보이지 않는 계층론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도내 대학교 민간투자방식(BTL) 기숙사의 1학기(4개월) 기숙사비는 식비를 제외하고도 1인실이 180만원, 2인실이 130만원 선이다.

1개월로 계산하면 1인실이 45만원, 2인실이 33만원 가량으로 일반 가정에서 부담하기엔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신입생 1인실은 신청률이 최소 4~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1인실보다 저렴한 2인실은 간혹 신청자 미달로 모집 재공고가 나올 때도 있다.

학교 앞 원룸도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가 40만~45만원으로 그다지 싸지 않다. 또 운전학원마다 수능시험을 마친 고3 수험생들로 1년 중 가장 바쁜 성수기를 보내고 있고 자동차 영업점들도 대학 입학을 앞두고 부모님들과 함께 매장을 찾아 준중형 승용차를 고르는 새내기가 주요 고객이 되고 있다.

방학동안 졸업선물로 쌍꺼풀이나 코수술을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반면, 대학가 주변의 가장 저렴한 고시원은 BTL 기숙사의 3분의 1도 안되는 12만~15만원이다. BTL 기숙사는 개인 샤워장, 택배함, 체력단련실 등 편의·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12만원짜리 고시원 방(10㎡정도)은 책상 하나만 놓여 있을뿐, 창문과 침대는 아예 없다. 말 그대로 잠만 자는 방이다.

빠듯한 가정 형편으로 집에 용돈 등을 손 내밀기 힘든 새내기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 주변의 아르바이트를 먼저 찾는다. 학교 주변의 알바자리 상당수는 최저임금 시급 6천30원을 넘지 않고 있지만 '찬밥', '더운 밥'을 가릴 형편이 되지 못해 사장님한테 최저임금의 '최'자도 꺼내지 못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전엔 집안 형편과 상관없이 동기들과 어울리는 문화였다면 요즘은 부모님들의 경제수준에 따라 어울리는 끼리끼리 문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순수해야 할 새내기들조차 계층론이 몸에 배어 있어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