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슈퍼맨 펀드'가 당초 이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던 '슈퍼CEO'는 쏙 빠진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맨 펀드는 남 지사가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4년 4월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책으로 '슈퍼CEO 멘토링 펀드'의 약자다. 경기도가 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청년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동시에 대한민국 최고의 CEO(슈퍼CEO)를 이들 청년 기업가와 1대1로 연결해 직접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공약의 골자였다.

당시 남 지사는 "엔씨소프트와 CJ E&M, SK케미컬, 카카오, 이마트, 파리크라상, 아이카이스트 등 7개 기업이 1차 멘토로 참여키로 했다. 각 멘토는 10개씩 기업을 맡아 모두 70개 기업의 성공을 지원하게 된다"며 "슈퍼맨 펀드의 투자대상 역시 슈퍼 CEO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공개오디션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운영 2년차를 맞는 슈퍼맨 펀드에 현재 이들 기업 CEO는 한 명도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도가 도의회 김영환(더·고양7)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오디션은 당초 거론됐던 곳과는 다른 기업 관계자들이 심사를 맡고 있었다. 투자를 받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멘토링)도 일반 컨설팅 업체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었다.

이마트 등 해당 기업에선 슈퍼맨 펀드 참여 문제에 대해 "잘 모르겠다" "회사 내에 내용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도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의 CEO를 직접 섭외하는 것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어 불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신 벤처회사를 직접 경영하고 또 투자해 보면서, 청년 기업들의 어려움을 아는 기업 대표들을 심사위원과 멘토로 섭외했다. 비단 7개 기업 CEO가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드는데 슈퍼맨 펀드가 역할을 한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슈퍼맨 펀드엔 결과적으로 남 지사가 약속했던 '슈퍼맨'은 실종된 셈"이라며 "슈퍼맨이 빠졌으니 펀드라도 잘 운용해야 하는데, 실제 청년 기업들에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