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water, 악취·집단폐사 시화호에 세계최대 시설
해수 유입 수질개선·전기생산 지역발전 '큰 힘'
50만 도시 전력 생산·단일지역 전국 최대…칠레·미국 등 국제적 관심

바닷물을 막아 생긴 토지로 조성한 첨단복합산업단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시화호를 만들었으나, 산업단지의 각종 오폐수 유입으로 완공 3년 만에 죽음의 호수로 전락했다. 악취가 진동하고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기도 했다.
무용지물일 것만 같았던 그런 시화호가 지금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메카이자 경기도의 소중한 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의 조력발전소와 함께 풍력, 태양광 등 미래의 전력을 담당할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의 상징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연간 1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안산의 '제1경'으로 부상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의 시화호 조력발전소 조성으로 가능했다.
조력발전소 조성으로 시화호에 해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자연환경이 회복, 시화호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부터다.
또한 조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지역사회에 공급돼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오명을 서서히 걷어내고 이제 명실상부 지역사회의 명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시화호 수질 개선 비결은 조력발전소
꽃샘추위가 찾아든 지난달 29일 오후. 시화호조력발전소로 가는 방조제 중간에 세워진 커다란 전광판에 '발전중'이라는 빨간 불빛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조제의 수문이 열리면서 해수가 시화호로 유입되는 순간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가동되는 순간이다. 바다 물길도 잔잔하고 소리도 크지 않아 이곳이 발전소인지 단순 수문인지 구분키 어려웠지만, 김종득 K-water 시화조력관리단 부장의 설명은 우리의 기술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1기의 수차발전기 안에 1초당 500t의 물이 쏟아져 들어간다고 한다. 모두 10기의 수차발전기로 이뤄진 시화호조력발전소에 1초당 유입되는 물만 총 5천t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 투입되는 순간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밀물 때 약 4.4시간 하루 2번 총 8.8시간 가동되니 발전기에 들어가는 물의 총량을 가늠키 어려울 정도다.
김 부장은 "막대한 양의 물이 시화호로 들어가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내해의 수질을 외해인 서해와 거의 동등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화호조력발전소의 건설 이후 시화호의 수질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 1997년 시화호의 연평균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악취가 날 정도인 17.4PPM이었지만 지금은 2PPM내외로 일반 바닷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악취 민원 역시 매년 2천여 건에서 100건 미만으로 개선됐으며 최근엔 세계적 보호종인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황오리 등 보기 드문 철새들이 찾는 청정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화호조력발전소 탄생 배경
사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애초 계획적으로 조성된 사업은 아니었다. 시화호조력발전소 건설의 이면에는 시화호의 수질개선이라는 과제가 최우선됐다.
악화된 시화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민이 깊어졌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는 2000년 12월 막혀있던 시화호를 담수호에서 해수호로 변경 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수문 건설시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소를 조성하자는 의견이 나와 시화방조제 건설 10년 만인 2004년 조력발전소 건설이 착공됐다. 이미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조력발전소 건립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자연환경 파괴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다.
또한 시화호 앞바다는 조수 간만의 차에 따른 낙차가 9.8m에 달해 조력발전소 건설지로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김 부장은 "낙차가 일정 높이가 돼야 하는데 이런 환경을 갖춘 나라가 그리 많지 않다"며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커다란 혜택이자 신재생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돋움 판"이라고 말했다.

#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조력발전소, 국가적 망신에서 전세계 자랑거리로
시화호조력발전소 조성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시화호 수질 개선을 위해 만든 설비용량 254㎿의 조력발전소에서는 연간 5억5천2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전력을 순수 가정용 전력으로 공급할 경우 인구 50만 규모의 도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석유로 환산하면 연간 300억원의 86만2천 배럴에 이른다.
이산화탄소 발생도 연간 31만5천t 줄여 온실가스 저감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바다의 조수 간만의 차를 활용하기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기후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규모 면에서도 단연 세계 으뜸이다. 건설과 동시에 기존 세계 최대 규모는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240㎿)에서 시화호조력발전소로 바뀌었다.
프랑스 외에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 3개국에서도 조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화호조력발전소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세계 유수의 국가에서 우리의 기술을 보고 배우기 위해 시화호조력발전소를 찾고 있다.
실제 삐네라 칠레 대통령과 필리핀 에너지 장관 등은 직접 시화호조력발전소를 방문해 우리의 첨단 기술을 둘러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브라질, 영국, 인도, 호주, 칠레 등에서 조력발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조력발전소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김 부장은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후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는 전세계의 관심사"라며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우리의 기술력을 알리는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화호조력발전소 조성으로 에너지 수입비용 절감 효과와 청정에너지 개발에 따른 대기환경 오염 저감 효과, 그리고 해수 유통으로 인한 시화호 수질개선 효과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시화호조력발전소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 시화호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K-water는 시화호조력발전소의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시화호를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화호는 조력, 풍력, 태양광이 모두 집결된 전국 유일무이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지이기도 하다.
시화 방조제 끝인 방아머리에 1.5㎿의 대형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고 시화호조력발전소 주변과 휴게소 곳곳에 태양광 판을 설치해 태양광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K-water는 11.8㎞ 이르는 방조제 사면과 해상을 이용해 총 27㎿에 달하는 태양광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사면의 경우 사실상 방치된 공터이고 바다 한가운데라 그늘진 곳도 없어 태양광판 설치의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또 바람이 4계절 내내 거센 지형을 이용해 해상에 풍력발전기도 추가로 설치해 30㎿의 전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시화호에서만 조력,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 311㎿의 전력이 생산된다.
노후 원자력발전소 하나를 줄일 수 있는 양으로 단일 지역으론 전국 최대의 규모다.
안산은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30%의 에너지 자립도시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2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김환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시화호 조력발전소 추진경위와 개요
-1994년 시화방조제 완공
-2000년 시화호 수질 개선 위해 시화방조제 내 조력발전소 건립 제안
-2004년 시화호조력발전소 착공
-2011년 시화호조력발전소 완공
-시화호조력발전소 발전용량 254㎿세계 최대 규모)
-시화호조력발전소 일 평균 발전시간 8.8시간
-시화호조력발전소 연간 발전량 5억5천200만kwh(소양강 댐 1.56배, 50만 규모 도시 공급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