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30여일을 앞두고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대 총선과 관련해 지금까지 모두 286명이 입건돼 이중 12명이 기소되고 25명이 불기소처분을 받았으며 249명은 수사를 받고 있다. 입건자는 19대 총선당시 투표 58일 전 기준 209명에서 무려 36.8% 늘어난 수치다. 선거범죄 유형은 흑색선전이 81건(28.3%)으로 가장 많고 금품선거는 55건(19.3%)으로 뒤를 따랐다.
과거에는 금품수수관련 불법선거가 가장 많았지만 이제는 SNS·인터넷을 통해 유언비어를 살포하는 불법사례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사법기관은 이를 감안해 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SNS와 인터넷을 통한 불법 선거사례 단속에 집중하려는 모양이다. 이번에 논란을 빚었던 새누리당 당내 경선을 위한 사전 여론조사 결과 유출도 과열 혼탁 때문에 빚어진 경우다. 공천의 기준이 되는 중요 자료가 SNS를 통해 확산됐다. 한심하기 이를데 없지만 친박·비박이 서로 정치적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으니 사법 당국이 나서 철저하게 사실 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만약 문건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의 업무를 방해한 것은 물론이고 공직선거법상 중앙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여론조사 공표금지 조항도 위반하는 것이다.
이번 주중에는 여·야의 2차 공천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탈락되는 현역의원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과에 승복은 커녕, 무소속 출마가 줄을 잇고 인신공격성 유언비어가 판을 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선거구획정이 늦게 결정되면서 예비후보들의 불이익은 '선거를 연기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과열과 혼탁이 더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역대 모든 선거가 그랬듯 이번 선거 역시 공천과정에서 권력투쟁과 계파싸움은 결과적으로 특정지역에서 여야 대결보다는 여여·야야구도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자칫 총선의 의미는 사라지고, 당권 또는 대권의 전초전 성격으로 변질되거나 지역감정으로 확산될 가능성의 징후가 엿보인다. 후보자 검증은 기대할 수 없고 정책공약도 실종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사법 당국의 선거사범 단속 못지않게 여·야 지도부와 후보자 모두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쳐주길 당부한다.
[사설] 과열·혼탁 조짐보이는 총선, 단속 철저히 해야
입력 2016-03-06 22:12
수정 2016-03-0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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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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