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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상담보다 대출상담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전에는 30분 이내에 청약상담이 끝났지만, 지금은 족히 1시간은 넘게 걸려요."

최근 안산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H건설사의 분양 대행업체 강모(48) 대표는 고객들의 길어진 청약상담 시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은행 대출심사가 강화된 이후 모델하우스내 개별 청약상담 시간이 예전보다 2~3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문의가 아파트에 관한 것보다는 대출 등 은행업무 관련 문의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강 대표는 "정작 중요한 아파트에 대한 설명시간은 줄어 전체 청약률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평택에서 A건설사의 아파트 분양을 대행하고 있는 김모(45) 소장 역시 모델하우스를 찾는 고객들의 상담창구 이용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나 묘책이 없어 고민이다.

개별 상담이 길어지면서 대기시간도 지체되거나 아예 시간 부족으로 상담을 받지 못해 하우스내 상당 대기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김 소장은 "기다리다 지친 고객들의 불만이 꼬리를 물고 있다"며 "시행사에서 이를 문제 삼으면 추후 분양대행 재계약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처럼 최근 모델하우스가 주택에 대한 대출상담 창구로 변하면서 상담시간 적체를 해결할 길 없는 분양대행 전문 업체들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중도금 대출과 관련해 1~2분이면 충분했으나, 최근엔 대출가능 여부부터 대출정책 방향까지 다양한 문의에 상담시간만 대책 없이 늘고 있다는 것이 분양 대행업체의 하소연이다.

업체들은 분양건의 특장점 보다는 개인 대출 신용상담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전체 사업성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도내 분양 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창구에서 청약과 관련해 상담해 주는 것은 맞지만 집단대출 금리 외의 주택대출 등 은행업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대출 관련해서는 은행에 문의해야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