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1시부터 경북 포항시 송라면 독석리 해안에서 실시된 한·미 해병대원들의 대규모 상륙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도발하는 적을 분쇄하기 위해 바다와 공중으로 기습 상륙을 감행하는 입체작전을 펼쳐 순식간에 적의 심장부를 점령하는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훈련에는 한국군 해병대 3천여명과 해군 2천여명, 미군 해병대 9천200여명과 해군 3천여명이 참가했다. 호주와 뉴질랜드군 200여명도 가세해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장비도 한국 해군의 1만4천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상륙함인 천왕봉함(4천900t급)과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본험리처드함(4만1천t급), 애슐랜드함(1만7천t급) 등 30여척이 참가했다.
명령이 떨어지자 상륙장갑차들이 일제히 돌진해 3분 간격으로 해안에 상륙한 뒤 비 오듯 떨어지는 포탄과 화염을 뚫고 일사불란하게 교두보를 확보했다.
공중에서도 코브라 등 공격헬기의 엄호를 받으며 함정에서 이륙한 오스프리와 수송용 헬기에 탑승한 상륙군이 동시에 공중 돌격을 감행했다. 다른 1개 중대는 수송기(C-130)에서 내륙으로 강하해 침투했다.
해안의 적을 격멸하는 동안 다른 상륙군 부대는 장갑차를 타고 내륙 깊숙이 있는 적진으로 돌격해 탈환에 성공했다.
매서운 눈으로 적진을 노려보며 명령 하나에 일사불란하게 돌격하는 군인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독수리연습(FE)의 하나로 지난 6일부터 돌입한 이번 훈련은 사전침투∼해상과 공중 돌격∼후속 상륙에 이어 육상작전으로 적을 심장부를 파괴하는 결정적 행동이 백미를 이뤘다.
군 관계자는 "호주군에 이어 뉴질랜드군이 훈련에 참가한 것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참관하지 않았다. 예년에는 2∼3명 정도가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훈련을 참관했으나 이번에는 오지 않았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훈련이 실시된 포항 독석리 해안에는 국내외 50여개 언론사의 취재·사진기자 150여명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여 한국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상륙훈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상륙군 사령관 이승도 준장은 "한미 해군과 해병대는 아·태 지역의 가장 굳건한 동맹으로 위기 때 신속하고 과감하게 작전 현장에 투입돼 적의 중심을 타격할 것이다"고 말했다.
훈련장 앞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을 비롯한 전국의 진보사회단체 회원 500여명이 '한미 연합훈련 반대' '전쟁연습 중단'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