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부장검사를 사칭하면서 유흥주점에서 외상 술을 마신 것은 물론, 성매매도 외상으로 하고 용돈까지 두둑히 챙긴 4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5일 수원남부경찰서에 사기혐의로 구속된 최모(47)씨는 지난해 연말 수원시 영통구의 한 유흥주점에 들어섰다. 멀쑥하게 차려 입고 룸 안으로 들어선 최씨는 양주와 안주를 시켜 놓고 접대부와 둘이서 술을 마시다 업소 주인을 불러 얘기꽃을 피웠다.

법률용어를 써가면서 해박한 법률지식을 자랑하던 최씨는 주점 주인에게 자신이 검찰청의 부장검사라고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양주를 다 마시고 접대부와 속칭 2차를 나가던 최씨는 주점 주인에게 "지금 현금이 없는데 내일 다시 와서 주겠다"면서 현금 50만원까지 더 빌려 주점 밖으로 나갔다. 업주는 다음날 최씨가 찾아오지 않은 뒤에야 자신이 속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성접대를 한 사실이 들통이 날까봐 속앓이만 해야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을 돌면서 같은 수법으로 총 12차례에 걸쳐 술값과 현금 등 1천930만원을 챙긴 최씨는 결국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쇠고랑을 차게 됐다.

경찰조사 결과, 최씨는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일삼다가 교도소에서 1년6개월을 복역한 뒤 지난해 10월에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어리숙하게 보이는 업주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며 "사실 최씨가 쓴 법률용어는 전문적이지도 않고 법률지식이 해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