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역사적인 '세기의 대결'이 막을 내렸다. 1승4패로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번 대국은 우리에게 충격과 감동 그리고 '인류문명의 대전환'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너무도 크다. 특히 우리 경제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를 키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대국은 미래 우리의 먹거리가 무엇인지 제시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크라우딩 컴퓨팅, 빅데이터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ICT) 분야의 기술혁신은 4차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큼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알파고의 첫 대국 대상이 한국 기사였다는 점, 대국 장소가 IT 강국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전 국민이 인공지능의 진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으니 더욱 그렇다.

세계 AI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천270억달러(150조8천억원)에서 내년 1천650억달러(195조9천억원)로 연평균 14%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미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이 상용화된 상황에서 AI기술은 금융, 의료, 제조업 등 경제·산업은 물론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도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왜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AI에 큰 기대를 걸어야 하는지 이미 그 답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AI산업기반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해 기준 국내 AI관련 기업 수는 30여개로 세계 AI관련 스타트업 수 대비 3~4% 밖에 되지 않는다. AI관련 기술·특허보유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AI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극히 열악했다. 이제 정부와 민간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AI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확대 및 인재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AI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이번 역사적인 대국으로 AI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우리에게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