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군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7일 김포에서 20대 이모가 3살짜리 조카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자고나면 발생하는 아동학대가 고질적인 사회현상으로 정착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많은 제안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어디선가 아동학대가 자행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모두 학대받는 아동을 위한 '사회보호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원영군 사건을 계기로 또다시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찾아보자는 여론이 높다. 이젠 우리가 모두 나서 구멍 난 사회보호망을 뜯어 고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계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80%가 가정에서, 그중 75%가 친부모에 의해 저질러진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허술한 사회보호망 때문이다. 원영군도 여러번 구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부실한 제도와 주변의 무관심으로 죽음을 막지 못했다.

원영군이 학대받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2014년 3월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기 전이라고 하지만 과연 특례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원영군을 구할수 있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도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아동학대는 계속되고 있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아동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이웃·학교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학대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교사와 읍·면·동 주민센터 공무원이 의무교육 미취학 아동 및 장기·무단 결석자의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가 않다. 여교사 혼자 가정을 방문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선 이웃간의 단절을 허무는 소통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학대의심이 드는 이웃 아동을 보면 신고하고, 보호하는 사회적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이웃이 폐쇄적이고 고립된 가정이라면 이를 사회로 끌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사회보호망'이 되어야 한다. '나'와 '이웃' 나아가 지역사회가 한 몸이 되지 않는다면 아동은 늘 '사회보호망'의 사각지대에서 서성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