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번 하루 118명→29명 '뚝'
M5414등 이용객 약60% 급감
"적자" 노선 감축·폐지 위기
시민 "비싼 지하철 타야하나"
신분당선 연장선(분당 정자~수원 광교 구간)개통 이후 수원·용인에서 서울 강남을 오가는 광역버스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노선폐지 위기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노선이 사라지거나 줄어들면 강남으로 이동하려는 시민들은 요금이 3천원에 육박하는 신분당선을 탈 수 밖에 없게 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분당선 개통 이후 3900번(영통~강남), M5414(광교~강남), M5422(삼성전자~강남)등 광역버스 이용객은 60%가량 감소했다. 신분당선 개통 전(1월 13~29일) 이 세 노선의 광역버스 이용객은 10만7천432명이었지만 신분당선이 개통된 뒤(1월 30일~2월 15일) 4만4천492명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신분당선 이용객은 12만9천600명을 기록해 감소한 버스 이용객 대부분은 버스대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 직후 신분당선의 하루 평균 승객은 1만명이 채 안돼 목표치(1일 18만명)를 크게 밑돌았지만 최근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버스노선 이용객 감소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3900번 버스의 경우 하루에 118명 정도의 승객이 이용했지만 신분당선이 생기며 하루 이용객이 평균 29명으로 줄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수업계에서는 수원, 용인~강남 간 버스노선을 없애거나 운행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운수업계 관계자는 "한 노선의 경우, 최근 승객이 80%까지 감소해 영업 적자가 심하다. 이런 식이라면 업체 입장에선 강남 노선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버스노선이 없어지거나 대폭 줄어들 경우, 시민들은 요금이 비싼 신분당선을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현재 수원~강남 구간을 신분당선으로 이동하면 광역버스를 이용(2천600원)할 때보다 350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광역버스 노선 인허가 권한을 가진 국토부는 지자체와 운수 사업자의 의견을 들어 노선 폐쇄·감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분당선 때문에 버스 이용객이 크게 줄어 들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향후 사업자와 지자체로부터 노선폐쇄나 운행횟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 노선 조정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욱·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