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장촌
아침에 서는 '당직' 29일 오후 평택 삼리 집창촌 유리방 안에서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한 성매매종사 여성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파주 용주골 오전에도 '호객'
땅값높아 개발부담 평택 삼리
낮영업 더 활발… '철거 발목'
"보상비 챙기려는 탓" 주장도


지난 28일 오전 11시께 경기도내 대표 성매매 집결지(일명 집창촌) 중 한 곳인 파주 용주골. 민간 순찰대의 초소를 끼고 우회전해 60m쯤 가자 '차량통행→'이라고 적힌 노란색 간판이 눈에 띄었다.

간판 속 화살표가 가리킨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다닥다닥 붙은 '유리방'이 눈앞에 펼쳐졌다. 유리방 안에서는 밤 장사를 준비하는 듯 물걸레질이 한창이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유리방 속 홍등 아래 킬힐(기존 하이힐 보다 높은 굽)을 신은 성매매 종사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풍만한 가슴을 살짝 가린 옷을 걸친 이 여성은 "들어오라"며 손짓했다.

오전에도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을 이쪽 업계에서는 '당직자'로 부른다. 당직자는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의자에 앉아 심드렁한 표정으로 스마트폰 채팅을 하는 당직 여성도 있었다.

용주골에는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 전 호황을 누릴 때는 200개 업소에 성매매 종사 여성만 500∼600명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였지만 현재는 80여개 업소에 180여 명만이 종사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11월 이 일대를 재개발하는 계획이 나오면서 문 닫은 업소가 속출했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실제 당직자 사이로는 유리방의 창이 깨진 업소도 더러 있었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지하철 1호선 수원역 앞 유리방. 당직자가 가슴이 훤히 보이는 흰색의 짧은 상의를 입고 담배를 피우며 손님을 기다렸다. 구불구불한 골목 안쪽 유리방 밀집지역으로 들어가자 대부분의 유리방들은 문을 닫았고 당직자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 24일 방문했던 평택 삼리 유리방은 수원역 앞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 영업이 활발했다. 한 눈에 봐도 미모의 젊은 종사 여성들이 남성을 연신 유혹했다. 통상 한 업소의 당직자는 1명인데 반해 삼리는 2명의 당직자도 있었다.

삼리는 3.3㎡ 당 1천만원이 넘는 높은 땅값에 지자체는 물론 민간사업자도 쉽게 개발 엄두를 내지 못하다 보니 영업이 활발하다는 게 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리방이 영업을 이어나가면서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리방 주변에서는 여전히 성을 사려는 남성들로 인해 업소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분명 맞지만 개발과정에서 보상비를 챙기려고 영업을 지속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토지보상법상 성매매 처럼 허가 등을 받지 않은 영업이라도 업주(포주)는 철거에 따른 손실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종사 여성은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종사 여성은 "철거가 되면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지다 보니 종사 여성들이 집회 등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민웅기·신지영기자 km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