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태어난 아기의 시신을 쇼핑백에 넣어 버린 베트남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의정부경찰서는 1일 국내에서 조기 출산한 아기가 숨지자 쇼핑백에 담아 의정부역 지하상가 계단에 버린 혐의(영아유기치사 및 사체유기)로 베트남 국적 A(19·여)씨와 A씨를 도운 B(19·여)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30분께 의정부시 의정부역 지하상가와 연결된 출입구 계단에 자신이 낳은 남자 영아 시신을 쇼핑백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사귄 남자친구 사이에서 아기를 가져 임신 6개월 상태였던 A씨는 임신 사실을 숨기고 국내로 들어와 지난 1월 한국어 어학연수를 위해 의정부시 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던 지난달 30일 오전 4시께 출산 예정일을 1개월 가량 앞두고 진통이 시작됐다. A씨는 결국 기숙사 화장실에서 아기를 출산했지만 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
이후 A씨는 같은 기숙사에 사는 친구 B씨와 함께 의정부역으로 가 아기를 담은 쇼핑백을 놓고 달아났다.
A씨는 경찰에서 "출산 당시 아기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모유가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이려 했으나 3시간 만에 숨졌다"며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역에 아이 시신을 놓아두면 지나가는 사람이 발견해 장례를 치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영아 시신을 부검해 A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의정부/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