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북한 관영 매체에 등장했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는 '불공정한 세계정치 질서를 변혁하기 위한 정의의 불길을 지펴 올리자'라는 제목으로 북한 조선국제정치문제연구소 논평원의 기고문이 실명 없이 실렸다.

기고문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겨냥해 "최근 일부 대국들마저 미국의 비열한 강박과 요구에 굴종하고 지어 서푼짜리 친미 창녀의 구린내 나는 치맛바람에 맞장단(맞장구)을 쳐주는 상상 밖의 치사한 사태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고문은 이어 "피로써 이루어놓은 공동의 전취물(전리품)인 귀중한 우의(친선) 관계도 서슴없이 줴버리고(저버리고) 이 나라, 저 나라와 밀실 야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로 정의와 진리를 짓눌러보려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세계정치의 허상과 진실을 다시금 꿰뚫어보게 된다"며 혈맹으로 통하는 중국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에둘러 나타나기도 했다.

기고문은 "지금 세계정치구도는 미국의 지휘봉 아래 몇몇 강대국들이 모여앉아 자국의 이해득실에 따라 음모결탁하거나 서로 배척하는 혼탁스러운 투전판으로 완전히 변질되여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지난달 30일 논평에서 "공화국을 없애버리려고 날뛰는 원쑤(원수)들의 고립 압살 책동은 갈수록 포악해지고 (우리를) 도와주겠다는 나라도 없다"며 국제제재로 심각한 고립상태에 빠졌음을 사실상 자인하면서 중국 등을 향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