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의 행태가 심각하다.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지성인들이 저속한 문화에 물들고 일부 대학에선 총장 선임문제를 둘러싸고 이사진까지 감금하는 좋지 못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학이라는 정서나 통념을 벗어나는 일탈행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입학시즌을 맞아 신입생 환영회를 한답시고 쓰레기 막걸리나 오물 막걸리를 몸에 붓거나 먹이는 행위가 벌어져 비난을 받는 형편이다. 신입생들을 무자비하게 밀어붙여 내동댕이치는 광경들이 전파를 타고 번져나가는 실정이다. 대학가의 문화라고 보기에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다. 이번엔 한신대 학생들이 총장 선임문제를 둘러싸고 이사·감사진을 회의실에 밤샘 감금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결국 경찰이 개입해 사태 주동자 등을 소환함으로써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게 됐다.
지난달 31일 한신대 학교법인인 한신학원 이사회는 이사회를 열고 강성영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 그러자 한신대 비민주적 총장 선출에 관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생 50여명이 강 교수의 총장 선출을 반대하며 이사회 회의실을 점거했다. 총장 재선출을 요구한 비대위는 이사 12명과 감사 2명 등을 감금했다가 20여 시간만인 다음날 오후 5시께야 풀어 줬다. 그것도 경찰의 경고를 들은 후에야 자진 해산한 것이다. 학생비대위측은 교수·학생들의 총투표 절차를 거쳐 추천된 후보를 제외하고 추천되지 않은 후보를 총장으로 뽑은 것에 대한 반발이다.
그러나 한신대와 이사회측은 비대위 요구에 단호한 입장이다. 비대위의 총장후보 추천은 참고사항일 뿐 선임문제는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이다. 비대위가 요구하는 총장 재선임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비대위 요구는 학생회와도 정면 대립 양상이다. 학생회 측은 이사회의 총장 선임에 대해 '결정을 존중한다'며 비대위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는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총장 선임을 둘러싼 한신대 사태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 같다. 이사진들을 밤새 회의실에 감금한 것은 위법행위다. 반대의견이 있거나 하자가 있을 경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감금 등 위법행위를 저질러선 안된다. 위법행위는 엄격히 다스려야 한다. 무력은 해결의 열쇠가 될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 이사진 감금한 한신대 비대위, 대학가 왜 이러나
입력 2016-04-04 23:48
수정 2016-04-04 23:48
지면 아이콘
지면
ⓘ
2016-04-05 1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