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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개월 딸을 침대에서 떨어뜨린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 박모(23)씨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천 오정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DB

생후 3개월도 안된 딸을 고의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아버지가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다.

이 아버지는 딸의 피가 묻은 옷을 세탁해 흔적을 지우는가 하면, 사망진단서까지 위조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에따라 이 아버지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1부(박소영 부장검사)는 6일 이같은 혐의(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로 박모(23)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같은 남편의 행위를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로 박씨의 아내 이모(23)씨도 재판에 넘겼다.

박씨는 지난달 9일 오전 5시 50분께 부천시 오정구의 자택에서 안방 아기 침대에서 울고 있던 젖먹이 딸을 고의로 1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린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추가 조사에서 박씨가 딸을 고의로 떨어뜨린 후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자 작은방으로 데려가 또다시 바닥에 고의로 떨어뜨린 혐의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숨진 딸을 부검한 결과, 뒤통수 뼈 골절 및 경막출혈 등 머리부분의 손상이 확인됐다. 이 손상이 딸을 사망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지난달 5일에는 딸을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딸이 팔을 잘 펴지 않는다는 이유로 왼쪽 팔을 심하게 잡아당겨 탈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딸은 경찰 검안에서 어깨 골절이 확인된 바 있다.

박씨는 또 1월말부터 딸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딸의 뺨을 때리고 손톱으로 머리를 할퀴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드러났다.

검찰은 아울러 박씨 부부가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한 후 4시간 가량 집에 머물며 딸의 피가 묻은 옷을 세탁기에 돌려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또 박씨 부부의 컴퓨터를 조사한 결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진단서 위조 방법'을 검색한 흔적을 찾아냈다. 검찰은 이들이 사망진단서를 위조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분유를 잘 먹지 않고 계속 울어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초 박씨를 폭행치사 및 유기 혐의로 구속했던 경찰은 박씨가 딸이 사망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한 가운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