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동호회와 동창회 등 모임에 참석해 검찰청 검사를 사칭하고 11억원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7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황씨(28)씨는 지난해 7월 동호회에서 만난 김모(30·여)씨에게 검사를 사칭하고 결혼을 약속한 뒤 일본계 캐피탈 자금을 추적한다며 총 8차례에 걸쳐 8천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도록하는 등 지난 2013년 10월 1일~지난달까지 총 32명의 명의를 이용해 11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공무원자격사칭)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황씨는 결혼을 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황씨는 제2, 3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원금은 자신이 챙겨 유흥비나 생활비, 다른 피해자의 대출 이자 납부 등에 사용했다.

또 동창회 등에 참석해 "은행원이라고 속이고 승진하는데 대출실적이 필요하다"고 속였다.

피해자들은 황씨가 은행원 명함을 가지고 다니거나 검찰을 사칭할 때는 무전기 등을 보여주며 신분을 속이자 이를 믿고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대출을 받도록 도와줬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의 수법이 보이스피싱과 유사하지만 동호회 등에서 친분을 쌓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동호회는 신분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상당수는 경찰조사를 받을 때까지도 황씨가 사칭한 신분을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