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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점막 말라 세균·바이러스 노출… 폐렴환자 절반 10세이하
내성탓 치료 어려워… 전세계 유행 19A등 '예방주사' 필수


청라여성 김은숙선생님
김은숙 원장
봄바람 휘날리며 벚꽃잎이 흩날리는 시기지만, 봄철을 맞아 나들이 장소 못지 않게 붐비는 곳은 바로 병원 소아청소년과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아이들의 점막이 말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는 까닭이다.

이런 감염성 질환 중 가장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것은 폐렴이다. 특히 폐렴은 영유아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4년 폐렴 입원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절반 가량이 10세 미만의 영유아일 정도다.

폐렴은 말 그대로 폐의 염증을 뜻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로 인해 감염이 일어나 폐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것이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생활에 불편을 주는 증상부터 구토나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 근육통과 관절통 등 전신적인 증상으로도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심할 경우 호흡부전으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폐렴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폐렴구균'이라고 불리는 세균이다. 폐렴구균은 폐렴 외에도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급성중이염과 패혈증, 균혈증, 뇌수막염 등과 같은 치명적인 침습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폐렴구균은 현재 90여 가지가 발견됐는데 그 중 혈청형으로 불리는 10여 가지가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일으킨다. 1, 3, 6A, 19A 등 다양한 종류의 혈청형 중 '19A'라는 혈청형은 꼭 기억하는 것이 좋다. 19A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폐렴이나 급성중이염 같은 여러 가지 침습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폐렴은 발병 이후의 조치보다 감염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다행히 폐렴구균 백신은 지난 2014년부터 국가 필수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5세 미만 영유아라면 무료로 맞을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2, 4, 6, 12~15개월의 일정에 따라 총 네 번 접종하면 되는데, 10가지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PCV10)과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PCV13) 두 가지가 있으므로 이 중 하나를 골라 끝까지 접종해야 한다.

대한소아과학회는 각 백신이 얼마나 많은 범위의 혈청형을 예방하는지,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혈청형은 무엇인지 고려해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19A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19A가 포함된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어린이 예방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제정한 '예방접종주간'이다. 따뜻한 봄날, 아이가 더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꼼꼼한 건강 관리를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도움말/김은숙 청라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