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고향이자 텃밭인 대구서 고배 대권도전 '먹구름'
孫, 중도개혁 이미지 대중에 어필 주가 상승세
두사람 대선까지 어떤길 갈지 정치권·경기도민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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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석 정치부장
4·13 총선을 계기로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던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김문수 새누리당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내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총선이란 강에서 손 전 지사는 자파들이 대거 원내에 진출하면서 정계복귀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김문수 전 지사는 양지에서 직접 원내 진출을 통해 대권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첫 도강에 실패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내년 12월 대선까지 두 사람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경기도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손학규·김문수 전 지사는 시작은 같은 길을 걸어왔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영입으로 집권여당에 입성한 두 사람은 10년전쯤부터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 1993년 광명에서 보궐선거로 정계에 데뷔한 손 전 지사는 재선 성공후 1998년 도지사 선거에서 패배, 정치권에서 첫 쓴잔을 마셨다. 2000년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르며 재기했고 2002년 도지사 선거에서도 당선돼 단숨에 대권 반열에 올랐다. 2006년 임기를 마친 손 전 지사는 이후 10년간 풍찬노숙의 연속이었다. 4년간의 도지사 임기를 끝내고 민심 대장정을 통해 전국을 누비며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2007년 한나라당 대권 삼국지에서 밀려나자 미련없이 당을 떠나 민주당에 입당해 대권에 도전했지만 당내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 대표로서 패배하고 춘천에서 2년간 칩거하다가 2011년 성남분당을 보궐선거에서 다시 원내 복귀했다.

저평가 우량주로 불리는 손 전 지사는 2년 전 수원병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계은퇴 선언후 전남 강진의 토담집 칩거로 사실상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의 삼고초려 지원유세요청을 정계은퇴 명분으로 거부했다. 그러나 측근 인사들의 사무실을 돌며 개별 지원은 아끼지 않았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중도층 표심공략에 그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엊그제 4·19묘지 참배를 통해 '손학규계'의원 등 측근들이 대거 회동을 가졌다. 총선 길목을 통과한 조정식(시흥을)·이찬열(수원갑)·김민기(용인을) 의원과 김병욱(분당을)·임종성(광주을)·전혜숙(광진갑)·강훈식(아산)·고용진(노원갑)·양승조(천안병)·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이춘석(익산갑)·우원식(노원을)·전현희(강남을)·박찬대(연수갑)·오제세(청주서원)·김성식(관악갑) 당선자 등 20여명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두루 포진돼 있다. 범야권의 히든 카드인 손학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 전 지사보다 3년 늦은 1996년 총선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김 전 지사는 부천소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재오 의원 등과 민중당에서 사무총장과 노동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 운동권 출신인 김 전 지사는 2006년 도지사 선거 당선에 이어 연임에 성공하는 등 2014년까지 정치권의 한복판에서 대권 수업을 쌓았다. 특히 이번 총선에선 텃밭이자 고향이나 다름없는 대구로 내려가 양지만 좇는 정치인이 아니냐는 비난 아닌 비난까지 감수하며 원내진출을 도모했다. 결과는 '수도권에서 천수를 누렸는데 뭐(?)를 더하겠다고'하는 투표양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내년 대선 도전에 먹구름이 잔뜩 끼게 된 것이다. 정치인생의 첫 패배를 맛보며 앞으로 어떤 역정을 써내려 갈지 주목된다.

손 전 지사는 더민주 주류인 운동권 성향과 달리 중도개혁적인 이미지가 대중에 어필이 되면서 요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정계은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를 떠난 그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여러 번 정계 은퇴하기를 반복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에서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후속조치(?) 없이 어물쩍 눌러앉을 태세다. 문재인도 손학규처럼 신뢰의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

/김학석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