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사 중인 '살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들이 집단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한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4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총회를 열어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논의하고 소송인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소송 주체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개인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소송 대상은 이들이 각각 사용한 제품의 제조사 및 판매사가 될 예정으로, 옥시레킷벤키저·롯데마트 등 국내외 제조사 및 판매사가 모두 포함된다.

임흥규 센터 팀장은 "총회 때 관련 안건이 통과되면 구체적인 액수를 논의하고 한 달 정도 소송인단을 접수받을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인원을 소송에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정부 조사 결과 '관련성 낮음(3등급)'이나 '관련성 없음(4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은 업체 쪽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테니 이들 등 피해자 전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뜻에서 소송을 진행하려는 것"이라며 "개별 보상보다도 전체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센터가 영국 레킷벤키저 본사를 상대로 영국 법원에 제기하려는 손해배상 소송도 집단 민사 소송 틀 안에서 함께 진행된다.

최예용 센터 소장은 "민사 소송 시효가 임박한 이들이 많아 소송을 서둘러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센터가 파악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1천528명(사망자 228명 포함)이다.

그러나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와의 관련성에 따라 1∼4등급으로 피해자를 분류해 1, 2차 때 신고받은 530명 중 200여명만을 '관련성이 확실하거나 높다'고 인정해 보상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연말까지 752명(사망자 79명 포함)의 3차 피해자 접수를 받았지만, 예상보다 접수 사례가 늘어나면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센터는 올해 자체적으로 피해 신고를 받았고, 신고한 246명 중 14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