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공기관 통폐합과 관련해 반발이 심한 모양이다. 대상으로 떠오른 기관은 기관대로, 이해 관계에 얽힌 도의회 소위는 소위대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예상했던 그대로다. 자신들이 몸담는 조직이 타 기관에 흡수 통합되는데 이를 반길 직원이나 기관은 없을 것이다. 밥그릇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도의회 소위의 반발도 마찬가지다. 통폐합에서 벗어나려는 기관과 기관장의 행태도 가관인 모양이다. 어느 기관장은 남경필 지사를 찾아 구명운동을 벌이다 면박을 당했다는 소문도 들리고, 흡수되는 기관의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난립하는 기관 통폐합의 중요성을 누누이 지적해 왔다. 하지만 통폐합은 늘 벽에 부딪혔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에도 시도했지만 도의회의 반대로 몇 기관이 통폐합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도의회의 반발이 심할 줄 몰랐다. 도의원들은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이구동성으로 "정책적인 판단으로 내린 결론인지 의문"이라며 "모두 역할과 그 기능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통폐합을 반대하겠다는 얘기다.
통폐합이 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민선 자치단체장들에게 지방공기업은 표가된다는 이유로, 또 논공행상을 위해 난립이라 할 정도로 무책임하게 설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복된 기능이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또 부실화돼서 망하든 말든 앞다퉈 공기업을 만들었다. 혈세 낭비는 관심에도 없었다. 이는 광역은 물론 기초단체도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면 통폐합을 한다고 난리를 쳤다. 처음부터 쓸모없는 기관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통폐합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업무가 중복돼 행정 및 인력·예산낭비를 초래하는 기관이 너무 많다. 도의회는 이해관계를 들먹이며 통폐합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민선 단체장이 기관을 새로 만들려고 할 때, 이게 과연 필요한 건지 앞으로 그런 걸 감시하길 바란다. 기관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은 시대적 사명이다.
[사설] 예상됐던 반발, 그래도 공기관 통·폐합은 시대적 사명
입력 2016-04-21 22:50
수정 2016-04-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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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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