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 결과·반발의견 등 반영
50%인 12개 → 17개로 계획 완화
상임위 반대·시군 협의도 과제

경기도 산하기관 통·폐합 추진 방향이 경기도의회와 산하기관의 반발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됐다. 산하기관 통폐합을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추진협의회(이하 추진협의회)'에서 통·폐합 용역결과 폐지대상이었던 일부 기관들을 존치 또는 다른 기관과 통·폐합하는 쪽으로 계획을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도의회 각 상임위원회에선 통·폐합 방안에 반발이 거세고, 관련 시·군과의 협의도 남아있어 경영합리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4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추진협의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어 기존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연구용역' 결과와 각 기관 특성·공공성·효율성·도의회 및 산하기관의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통·폐합 최종안을 잠정 확정했다.

연구용역 결과는 도의 24개 산하기관을 12개로 줄이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날 추진협의회에선 5개가 늘어난 17개 기관으로 축소하는 안을 확정한 게 가장 달라진 점이다.

용역결과 폐지대상이었던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중기센터), 경기테크노파크(경기TP)와 통·폐합하기로 했다. 당초 중기센터·경기TP와 통·폐합하는 방안이 제기됐던 경기콘텐츠진흥원은 향후 게임산업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 그대로 존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폐지대상이었던 경기농림진흥재단은 현재 기능을 살려 내년까지 경기도농식품유통공사로 전환하고, 경기도청소년수련원과 경기영어마을을 합쳐 '청소년 창의·인성 테마파크'를 조성해 민간에 위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수원시와의 협의를 통해 향후 폐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관 통·폐합 방안도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경기복지재단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경기연구원에 흡수통합될 예정이었지만, 추진협의회 논의결과 경기연구원과는 별개로 두 기관만 통합키로 했다.

또 경기관광공사는 내년 이후 재단으로의 전환을 추진키로 하고, 문화의전당 내에 있던 예술단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중기센터가 담당하던 소상공인 지원 업무도 경기신용보증재단으로 이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방향을 선회했지만 도의회의 반발이 여전히 거센만큼 다음달 조례를 제정해 본격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하겠다는 도의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도의회가 여야 수석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TF팀을 자체적으로 꾸려 통·폐합에 대한 대책을 논의키로 한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경진·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