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종합운동장 일대가 대규모 국제전시·컨벤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5일 잠실운동장과 주변 지역을 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 전시·컨벤션, 스포츠, 공연·엔터테인먼트, 수변 문화여가 시설이 어우러진 글로벌 마이스(MICE: 기업회의·전시사업·국제회의) 중심지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2조 8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1조원은 현대차부지 공공기여금으로, 나머지는 민간 투자로 충당한다.
잠실운동장에 전용면적 10만㎡ 이상 대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500실 규모 특급호텔, 1천실 규모 비즈니스호텔을 짓는다. 코엑스와 세텍(SETEC), 현대차 GBC까지 포함하면 서울 동남권에 19만 5천㎡에 달하는 전시·컨벤션 시설이 조성된다.
중국 광저우(33만㎡)와 상하이(20만㎡)에 이어 아시아 3위 MICE 단지가 된다. 일산 킨텍스(8만㎡)를 더하면 MICE 규모 순위는 더 올라간다.
서울시는 독일 하노버 CeBIT,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처럼 대형 전시회를 독자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주경기장은 판매·편의시설, 박물관, 스카이데크 등 부대시설로 리모델링한다. 관람석은 1만석 줄인 6만석으로 하되 250실 규모 유스호스텔을 연계해 조성한다.
야구장은 북서쪽 한강변으로 옮기고 관람석을 국내 최대 규모인 3만 5천석으로 확대한다.
돔구장 도입 여부는 구단과 전문가, 야구팬, 주민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하반기에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돔구장은 유지비가 2배 이상 들고 모든 야구팬이 돔 구장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돔구장 건립에는 2천500억(폐쇄형)∼3천500억원(개폐형)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체육관과 수영장은 실내스포츠 콤플렉스로 통합된다. 1만 1천석 규모로 프로농구 등 실내경기와 공연도 이곳에서 한다.
한강변과 탄천은 문화여가 공간으로 바뀐다. 이를 위해 올림픽대로 400m 구간과 탄천 동·서로 일부를 지하화하고 종합운동장에서 한강변을 잇는 데크를 설치한다.
데크에는 카페와 문화시설 등이, 데크 끝에는 마리나 등 수상레저시설이 들어선다. 한강 둔치에는 물놀이시설과 캠핑장, 놀이터 등 여가시설이 생긴다.
삼성동∼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탄천보행교는 건축물과 교량을 일체화하되 국제교류복합지구 랜드마크로 만든다.
국내 최초로 세계적 친환경 인증인 LEED-ND '골드'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강남·북을 오가는 수상 교통수단과 종합운동장∼삼성동 사이 트램 등 도입을 검토한다.
1천800대 규모 탄천 주차장은 없애고 지역 주차 수요는 잠실운동장과 영동대로 인근 등으로 분산한다.
서울시는 국제공모로 23개국에서 아이디어 98건을 받아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도로·하천 정비와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등 공공성 강한 기반시설은 공공주도로 한다. 전시·컨벤션, 호텔, 야구장, 실내스포츠 콤플렉스, 한강마리나 등은 민간투자로 이뤄진다.
시설 이용 요금은 민간투자사업 제안을 토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체육관과 수영장 철거, 전시·컨벤션 시설, 호텔 신축 등 1단계는 2019년에 시작해 2022년에 마친다.
2019년 전국체전 후 체육관과 보조경기장을 철거한다. 지하화한 올림픽대로 위에 유스호스텔과 보조경기장 신축, 마리나 등 한강과 탄천개발을 하는 2단계 사업은 2023년에 완료된다.
야구장을 옮기고 기존 야구장 터에 나머지 전시·컨벤션 시설 등을 짓는 3단계 사업은 2025년 끝낼 예정이다.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로 연평균 약 15조원 경제적 파급효과와 일자리 8만개 창출 효과를 서울시는 기대한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88서울올림픽 성지인 잠실 종합운동장에 신성장을 이끌 핵심 시설을 집약해 새로운 도시 가치를 구현하는 도시재생사업"이라며 "국제회의와 전시가 늘 열리고 시민은 문화·여가를 즐기는 국제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