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원전경
고양시가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의 끝에 한강 하류 군사용 철책을 제거, 문화와 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역사공원을 조성했다. /고양시 제공

빨랫돌 머리·버드나무류 등
행호관어도 토대 모습 재현
46년만에 시민맞는 '한강변'


군사 철책이 설치돼 있던 고양시 한강 하류가 역사공원으로 재탄생해 46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와 부단한 협상 끝에 이뤄낸 성과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양시는 1970년대 무장공비 침투를 막기 위해 설치된 한강 하류 철책을 제거하고 한강변 3만3천㎡에 '고양 행주산성 역사공원'을 조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2006년부터 한강 철책 제거사업을 지역 현안사업으로 결정하고 그동안 정부와 수차례 협의, 진통 끝에 2012년 4월께 국방부와 협약을 체결해 행주산성 앞 고양시정연수원 1㎞ 구간 철책을 없앴다.

시의 한강 철책 제거사업은 '2020 고양평화통일특별시' 비전의 실천 전략으로, 오는 2017년까지 행주산성~김포대교~일산대교 구간 총 12.9㎞ 제거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정연수원 인근 철책이 우선 제거됨에 따라 시는 지난해 8월부터 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한 역사공원 조성 공사를 지난 25일 마무리했다.

시에 따르면 행주는 예로부터 살구나무가 많은 강변이다. 시는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도(杏湖觀漁圖)'를 토대로 역사공원 내에 행주마을의 옛 모습을 재현했다. 공원에는 행호관어도 그림에 보이는 빨랫돌 머리, 버드나무류, 한강을 오가며 행주웅어를 잡던 고기잡이배 등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복원함으로써 스토리를 가미했다.

또한 생태광장에는 행주를 상징하는 살구나무와 더불어 갈대·수크령·털부처꽃 등 자생식물을 심었다. 군 초소는 한강과 철새를 조망하는 전망대로 바꾸고 잔디광장과 친수스탠드를 배치했다.

시는 행주산성 역사공원이 새로운 탐방명소로 자리매김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은 "행주산성 역사공원 조성은 남북분단의 상징인 한강 철책을 제거했다는 점, 접근이 어려웠던 한강변을 시민들께 되돌려드렸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체험장인 동시에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는 103만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