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6일 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얼마만큼의 소비 진작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광복절 전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톡톡한 성과를 본 전례가 있는데다, 올해는 연휴기간이 나흘로 하루 더 긴 만큼 파급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도 각종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연초 내수 부진을 딛고 최근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추세와 맞물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소비 회복세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가정의 달'에 임시 공휴일까지…소비진작 효과 기대

28일 관련부처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내수 경기를 진작하기 위한 임시 공휴일 지정은 작년 8월에도 있었지만 올해 5월의 경우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연휴가 작년엔 3일(8월 14∼16일)이었지만 올해는 4일(5월 5일∼8일)로 하루 더 길다.

지난해 정부는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이날 하루 동안 전국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면제하고 철도여행 상품 일부를 50% 할인했다.

연휴 기간 고궁과 국립자연휴양림, 국립현대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하기도 했다.

당시 4대 궁궐과 종묘 방문객은 19만7천명으로 1주 전 같은 기간(4만8천여명)의 4배 이상으로 늘었고 놀이공원(46%), 박물관(61%), 야구장(32%) 입장객도 증가했다.

이렇게 해서 나타난 경제적 효과는 1조3천억원(현대경제연구원 추산)으로 분석됐다.

국민 50%(2천500만명)가 쉰다고 가정하고 휴일 국민 1인당 평균 소비지출액으로 7만9천600원을 산정해 계산한 결과다. 해외여행 등 외부로 빠져나가는 돈은 뺐다.

보통 연휴가 길면 길수록 소비 규모는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이미 5월 6일을 재량 휴일로 지정해 단기 방학에 들어가는 데다 정부가 이 기간을 '봄 여행주간(5월1∼14일)'으로 정한 점도 내수 진작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봄 여행주간을 맞아 여행상품 추가 할인, 관광지 무료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끼고 있어 선물 등 소비 수요가 늘어나는 달이라는 점도 호재다.

백화점들은 5월 초가 세일 기간은 아니지만 '가정의 달' 판촉행사가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인 만큼 업체별로 고객 유치를 위한 방안을 계획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임시공휴일 지정 시 '어린이날 감사기획전', '어버이날 사은행사' 등 기존 프로모션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4월29일부터 5월8일까지 구매금액의 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이벤트에 더해 연휴인 5월5∼8일 나흘간 해외패션·남성의류 상품을 최대 60%까지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긴급 편성하고 점포별 공연 행사를 2배로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임시공휴일 지정이 확정되면 당국 방침에 따라 프로모션 등 이벤트를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 봄기운 도는 소비 지표 날개 달까…정부 기대

올 초까지만 해도 좋지 않던 소비지표는 최근 들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추가적 상승 효과가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1월 -1.3%, 2월 -1.8%로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1월 승용차 등 내구재(-13.9%) 소매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고 2월 들어선 승용차 개소세가 재인하되며 내구재(3.6%)가 늘어났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 의복 등 준내구재(-2.1%)가 감소한 영향이었다.

그러나 3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소비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승용차 판매량, 백화점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3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8.9% 증가해 1월(-4.5%), 2월(9.0%)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백화점 매출액도 4.8% 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13.9% 뛰었다.

소비 심리도 나아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이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1월 105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떨어져 2월 98까지 내려갔다가 3월 100으로 올라선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CCSI가 2003∼2015년 평균치인 기준선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정부는 임시 공휴일을 발판으로 소매판매 개선세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저유가, 저금리에 따라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효과가 있다"며 "1∼2월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소비심리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도 임시 공휴일로 소비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임시 공휴일 효과, 교역 조건 개선에 따른 국민소득의 지속적인 증가, 소비 심리 2개월 연속 개선세와 맞물리면 내수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