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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속하고 과감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썩은 살'(부실기업)을 도려내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구조조정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은 피하거나 늦출 수 있는 과제가 아니며 당장 부딪쳐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팀은 신속한 기업구조조정으로 환부를 씻어내고 경제를 살리는 것을 시대정신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개별기업 구조조정은 채권단 중심으로 시장원리에 맞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채권단이 부실기업을 선제적으로 엄정하게 처리하도록 독려·감독하고, 필요한 국책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과 실업대책도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감히 결단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방향을 발표했다.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1분기에는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0.4% 성장하며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유 부총리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부진은 미래성장동력 확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고 고용도 안심할 수 없다"며 "기저효과와 특이요인을 감안하면 아직 성장경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유 부총리는 "환부를 도려낸 자리에는 새 살이 돋도록 해야 한다"며 "신산업 육성세제를 만드는 등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신산업 육성에 세제와 예산, 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위한 '경제여건 평가 및 정책대응방향'을 발표했다.

국회의 협조도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을 원활히 뒷받침하려면 경제활성화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며 "노동개혁법은 실업자 지원을 강화하고 전직을 돕는 법이며 파견법은 구직·구인난을 해소하고, 중장년 일자리를 도우며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1석 4조의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각별한 관심을 두고 반드시 처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과 관련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자본 확충을 위해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해도 추경 외에도 재정을 쓸 수 있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대량 실업이 온다면 추경 요건에 맞을텐데, 조선업을 구조조정 해도 추경을 편성할 만큼 대량 실업이 나올지는 자신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한은의 수은에 대한 출자를 포함한 다양한 메시지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돼 실탄이 필요하면 재정 당국이나 통화 당국도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이 안(한국판 양적완화)도 상당히 타당성이 있어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