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호 "부모 욕해서 죽였다"
범행 동기·시점등 진술 번복
동거 지속 시신 방치·훼손등
'우발적 살해' 결론짓기 어려워
'숨진 최씨와 관계' 수사 초점
대부도 토막시신 사건(경인일보 5월 6일자 23면 보도)의 피의자 조성호(30)가 범행동기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면서 조씨와 숨진 최모(40)씨의 관계가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결정적인 열쇠로 떠올랐다.
게다가 조씨와 최씨가 생활비를 아끼기 위한 일시적인 동거관계가 아닌 동성애 가능성이 높아 수사의 초점도 그 쪽으로 맞춰지고 있다.
8일 안산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씨가 종전 "(자신을)어리다고 무시해서 살해했다"던 범행동기를 "부모 욕을 참지 못해 살해했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범행 시점도 3월말~4월초에서 지난달 13일 총선일 새벽으로, 범행 도구도 흉기가 아닌 둔기라고 말을 바꿨다.
조씨는 의정부에서 4남매 중 외아들로 자랐으며 전문대학을 졸업한 이후 4~5년동안 따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한 최씨가 폭력을 휘두를 땐 집 밖으로 도망쳐 나와 한동안 머물다가 최씨가 잠든 뒤에 집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공포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공포감으로 인한 우발적인 살인이더라도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하는 경우는 드물어 번복한 진술마저 신뢰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조씨와 최씨의 관계도 처음 알게 된 경위, 모욕을 당하면서도 동거를 해온 점 등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조씨는 경찰에 검거될 당시 "최씨와 지난 1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일하다 만난 사이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2월부터 인천 연수구의 한 원룸에서 함께 지내왔다"고 밝혔지만, 장기간 시신을 방치하고 훼손한 점도 우발적 범행으로 결론짓기 어렵다.
한 전직 형사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는지부터 정확히 파악돼야만 범행동기 등 범행 일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조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원룸에서 최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10여일간 화장실에 방치한 채 훼손한 후 같은 달 26일 밤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한 혐의로 7일 구속됐다.
/김환기·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