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토막시신 사건의 피의자 조성호(30)가 범행동기에 이어 대부도에 시신을 유기한 이유마저 번복하는 등 경찰과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9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과 불도방조제 부근에 각각 유기한 배경에 대해 "자주 놀러 다녔던 곳이어서 지리를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한두 차례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만, 지리감이 없어 큰길로만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말을 바꿨다.

지난 5일 긴급체포된 이후 범행 동기, 범행 시점, 범행 도구 등 사건의 주요진술이 모두 번복되면서 조씨의 진술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조씨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범행 수법이나 토막시신 유기과정 등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계획된 살해라는 의문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범죄심리분석관의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 결과, 조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은 아니라는 소견이 나와 시신을 상·하반신으로 토막을 낸데 이어 추가로 장기와 살점 일부까지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 등 범행의 잔혹성을 설명하기 힘들게 됐다.

또한 시신은폐가 쉬운 바다가 아닌 불도방조제 배수구와 방아머리 선착장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것도 일반적 범행수법과 차이가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조씨의 진술 이외에 범행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전직 형사는 "현재로서는 피의자의 진술 이외엔 범행동기 등을 밝혀낼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조씨와 최씨의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사건 경위를 밝혀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환기·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