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주·태백 시행중인 인센티브 "경쟁력 떨어진다" 지적
AG경기장 국제규격 강점 내세워 '실내종목' 틈새시장 공략

인천시가 국내외 스포츠팀 전지훈련을 인천에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인천은 국내 주요 전지훈련지로 꼽히는 제주도와 강원도 태백 등에 비해 기후조건이 불리해 이들 지역과 경쟁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는 인천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국내외 스포츠팀에게 인천 공공체육시설 사용료를 감면하는 내용의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인천 전지훈련팀에 체육시설 무료 사용, 숙박 할인, 인천아시안게임 때 사용한 경기용 장비 지원, 통역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지훈련과 연계한 인천 관광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시가 전지훈련 유치에 나선 것은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활용방안의 일환이다. 국내 주요 전지훈련지인 제주도 서귀포는 지난해 1천250팀(3만5천여 명)을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천 평균 기온은 동계 전지훈련 기간(12~2월) 제주도의 평균 기온보다 낮고, 하계 전지훈련 기간(6~8월) 강원도 태백의 평균 기온보다 높다. 특히 야외 스포츠 종목의 전지훈련 유치에 불리한 기후조건이다. 공공 체육시설 사용료 감면 등 인센티브는 제주도나 태백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어 차별성도 떨어진다.

인천시 체육회 관계자는 "인천이 제주도 등 경쟁 전지훈련지에 비해 기후조건이 나쁜 것은 분명한 약점"이라며 "다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신설 경기장에서 실전감각을 키우려는 실내종목팀을 대상으로 유치한다면 틈새시장은 있다"고 말했다.

시는 국제규격에 맞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등 스포츠 인프라를 내세워 양궁, 사격, 테니스, 복싱 등 실내종목 전지훈련 유치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지훈련 인천 유치사업 추진에 앞서 국내외 스포츠팀 수요조사 등을 통해 특화된 유치전략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인천이 우수한 체육시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전지훈련 유치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추진 체계도 없었다"며 "인천아시안게임 때 구축한 아시아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앞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 전지훈련 유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