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001000664700036041.jpg
10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노사 교섭 대표들이 올해 단체교섭 상견례를 갖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사가 10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 들어갔다.

노사는 울산 본사에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었다.

권 사장은 이 자리에서 "도크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고 다른 사업본부도 30%가량 일감이 줄었다"며 "정부와 채권단은 강력한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 생존을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임단협 교섭은 회사의 생존에 관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노사 모두 현실을 직시하고 소모적 논쟁을 피해야 하며,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노조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백 위원장은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을 원하청 노동자들이 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조선업 육성 정책이 없다가 정부가 구조조정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부채 비율 144%로 우량기업"이라며 "어려운 시기라도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세계 1등 조선소로 부족함이 없는 협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사는 앞으로 매주 1∼2차례 교섭을 갖기로 했다.

올해 노조 임단협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또 1년에 1회 이상 노조가 요구한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임금 9만6천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요구안에 넣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노사가 제각각 임단협 요구안을 내놓은 데다가 희망퇴직을 비롯한 구조조정마저 겹쳐 올 노사협상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