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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 잘려버린 가로수 수원시 장안구 동성아울렛 인근 상인들이 지난 3월께 도로변 가로수가 간판을 가려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느티나무 10여 그루를 무단으로 베어버렸다. 11일 현재 이 일대 가로수가 고사 되는 등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도심 허파' 관리 주요사업화
지자체들 매년 수십억원 들여
상인들 "간판 가려 영업방해"
끊임없이 가지 제거등 요구
무단훼손도 버젓이… '갈등'


경기도내 지자체마다 도심에서 '녹색 허파'인 도로변 가로수 관리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가로수 인근의 상인들은 가로수 때문에 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제거를 요구하면서 공익과 사익간 잦은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상인들은 과태료를 부과받을 각오로 가로수 가지나 밑동을 무단으로 치거나 베어버리기까지 하고 있다.

11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지자체별로 매년 10억~50억원의 예산을 가로수 관리 등에 들일 정도로 녹화사업이 주요사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가로수 전담팀을 신설해 각 구청에서 관리하던 가로수를 직접 관리하고, 올해 예산 역시 지난해보다 40억원 늘어난 5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가로수가 자신들의 가게 간판을 가려 영업에 방해된다면서 가로수를 제거하거나 가지를 모두 잘라버릴 것을 지자체에 끊임없이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께 수원 장안구 동성아울렛 인근 상인들은 이 같은 이유로 느티나무 10여 그루의 가지를 직접 잘라버렸다. 상인들이 잘라버린 가로수들은 가지가 모두 잘린 채 몸통만 남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시는 가로수를 훼손한 상인들에게 총 850만원 상당의 과태료 처분을 했지만, 상인들은 ' 자신들의 정당한 영업권 보호'라며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은 채 버티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수원 권선구 권선동 도로변의 가로수 2그루가 무단으로 밑동이 잘리기도 했다. 인근 상인들의 소행으로 추정됐지만, 증거가 없어 경찰에 수사의뢰가 되기도 했었다.

또 의왕시 포일동 한 상가 상인들이 가로수를 제거해 달라는 민원을 끊임없는 제기해 결국 의왕시가 애써 키운 가로수 6그루의 가지를 모두 베어버렸다.

이 같은 가로수제거 관련 민원은 한달 평균 수원시 20건, 안산시 41건, 용인시 30여 건에 달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가로수는 단순 조형물이 아니라 성장하는데 20~30년이 걸리고, 하나의 생명이자 시의 일부인 구성원인데 영업에 방해된다고 무단으로 잘라내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무단으로 가로수를 훼손하면 가로수 가치에 해당되는 100만~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형사고발까지 된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