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초청 글로벌 첫 시범사업
"담백구수한 맛 中 돌아가도 추억"
역사 깊은 9개 시장 체험에 호평
내달 환전소·사후면세점 등 설치
"담백하고 구수한 게, 중국에 돌아가서도 생각날 맛이네요."
지난 14일 오후 5시께 10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 3대가 복잡한 수원 지동시장 골목을 뚫고 잇따라 도착했다. 곧 지동시장 순대타운에는 중국인 100여명이 모여 순대국을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제공된 순대국은 낯선 한국 음식에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별도의 간을 하지 않은 특수(?) 순대국으로, 관광객들은 각자 취향에 따라 저마다 소금이나 고춧가루 등 양념을 첨가해 시식했다.
헤이룽장성에서 왔다는 짱찌엔핑(54·여)씨는 "중국에는 찌개나 국 종류가 거의 없는데 처음 순대국을 봤을 때 중국의 '훠궈' 육수가 생각났다"며 "담백하고 구수한 게 훠궈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 느껴져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된 수원남문시장이 올해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맞아 초청한(경인일보 5월 11일자 1면 보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수원 팔달문 인근에 밀집한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순대국을 시식하는 '먹거리 투어'에 참여했다.
수원남문시장 상인회가 등호국제여행사, 외국관광객유치위원회 등의 협조를 얻어 '수원 전통시장 먹거리 투어'의 가능성 여부를 타진해보기 위한 첫 시범사업으로 이뤄진 행사다.
최극렬 수원남문시장 상인회장은 이날 방한 관광객들에게 수원의 역사와 지역 특성, 지역 먹거리 등을 직접 소개하며 홍보하는 시간도 가졌다.
최 회장은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보통 서울을 많이 찾지만 수원남문시장은 '왕이 만든 시장'으로서 200년의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만큼 훌륭한 관광지"라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여러 여행사와의 협조 체제를 구축해 유커의 지속적인 수원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인회는 앞으로 단체 여행객 외에도 개별 여행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시장의 특화상품 개발은 물론, 이들이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도록 야시장도 마련해 수원남문시장을 도내 유일한 글로벌명품시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또 이들의 편의를 위해 다음 달부터 고객지원센터와 환전소, 사후면세점 설치 작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등호국제여행사 소속 박주일 부장은 "처음으로 수원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관광객들이 수원 남문의 역사적인 배경과 남문을 둘러싼 9개 시장에 대해 굉장히 신기하고 즐거워했다"며 "수원남문시장과 협조를 통해 올해 많은 관광객들을 수원으로 데리고 오려 한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