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재정 개혁안을 두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경인일보 5월11일자 1면보도)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재정 개혁이 실현되면 최대 수천억원을 빼앗기는 수도권과 재정격차가 완화될 것이라는 비수도권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 간 '전(錢)의 전쟁'을 유발시켰다는 지적이다.
수원시의회는 16일 제31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34명의 수원시의원이 공동 발의하고, 박순영 기획경제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지방재정제도 개편 철회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조정교부금 배분방식과 법인지방소득세의 공동세 전환을 골자로 하는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제도 개편안 철회를 위해 진행된 것이다.
이날 염태영(수원)·이재명(성남)·최성(고양)·채인석(화성) 시장과 김진표·김태년·표창원 등 수원·성남·용인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도 지방재정제도 개편을 반대하고 교부세 조정 방안을 입법화할 특위 구성을 국회 여야 원내대표단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수원시·성남시 등 경기도내 6곳의 불교부단체들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지방재정권을 침해하는 '개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국 농어촌지역 군수협의회(회장·한상기 태안군수) 회장단은 이날 "정부의 지방재정개혁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성명을 내고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시군 조정교부금제도 개선과 법인지방소득세의 공동세 전환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며 "이의 관철을 위해 협의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방재정이 열악한 충북도도 지방재정 개혁방안이 시행되면 시·군간 재정격차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정이 열악한 소규모 지자체들의 숙원이 이뤄지게 됐다고 반기며 조속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박순영 수원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정부의 발표가 현실화되면 수원시는 1천800억원의 세입 감소로 재정은 파탄에 이르고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요사업과 숙원사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지자체의 자치근간을 흔드는 것이며, 진정으로 지방재정 불균형을 해소할 의지가 있다면 국세를 과감하게 지방세로 이양하는 등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현·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