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형편이지만 잘 키우고 싶었는데… 죄인일 뿐입니다."
생후 2개월된 갓난 아들을 집 안에 혼자 8시간이나 방치해 숨지게 한 철없는 20대 엄마가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때 늦은 후회의 눈물만 흘렸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김모(22)씨는 결혼한지 1년도 안 돼 남편과 별거하고 변변한 직업도 없이 근근이 생활하다 지난 3월 혼자서 아들을 낳았다. 빠듯한 형편에 남편 없이 아들을 키워야 했지만, 다른 가정들 부럽지 않게 잘 키우고 싶었다고 김씨는 흐느꼈다.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던 친정엄마도 매일 1시간여의 거리를 달려와 외손주를 돌봐주고 돌아가곤 했었지만,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낮 12시께 친정엄마가 아들을 재워놓은 채 평소보다 일찍 돌아가자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와 서울의 한 놀이공원에 갔다.
오랜만에 가진 자유시간이라 여긴 김씨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오후 8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왔고, 이미 아들은 엎드린 채 질식해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온몸이 싸늘하게 식은 아들을 안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허사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씨의 아들 사인이 비구폐색에 의한 질식사(코와 입이 막힘) 또는 돌연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병원의 신고로 경찰의 아동학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고 현장조사를 하던 중 아들에게 새 옷을 입히려고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택배박스를 본 김씨는 아들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부르며 오열했다.
경찰은 "1~2시간 정도 아이를 홀로 둔 적은 있지만, 지속적인 학대를 했다는 등의 정황은 없었다"며 "어린 나이에 출산해 육아에 대한 지식이 없어 발생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놀이공원 간 사이 2개월 아들 숨져 '엄마의 늦은후회'
8시간 방치 질식사… 20대女 아동학대 치사 혐의 구속
입력 2016-05-22 21:49
수정 2016-05-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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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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