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자살의심 신고를 받고서도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20대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의왕경찰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5분께 의왕시 부곡동에 위치한 D아파트 12층 A(22·여)씨의 집에서 대학동기 B(22·여)씨가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뛰어내려 숨졌다.
A씨와 B씨는 서울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뒤 A씨 집에서 함께 자기로 하고 의왕 D아파트로 왔다. 이후 갑자기 B씨가 악령 운운하며 배란다 창틀에 걸터앉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자 A씨는 5시7분께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B씨가 '나가라'고 소리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자 A씨에게 친구를 설득해 달라고 요구하고 19분께 119에 협조를 요청했다. B씨는 소방관계자들이 출동해 에어매트를 깔려고 준비하던 35분께 12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경찰이 섣부른 대응에 나서면서 화를 부른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첫 신고를 접수한 뒤 12분이나 지나 뒤늦게 119에 협조를 요청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사실상 경황이 없는 A씨에게 친구 B씨를 설득하라고 하는 등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과 소방 측이 밝힌 지원·사망 등의 시점이 서로 다른 점도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경찰 측은 5시17분 119 지원 요청·30분 119 도착·35분 투신이라고 밝힌 반면, 소방 측은 23분 지원 요청 접수·32분 도착·38분 투신으로 설명해 두 기관간 2~6분의 시간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신고할 때 울먹거려서 현장에 도착한 후에야 투신하려는 사실을 알게 돼 소방에 곧바로 지원을 요청했다"며 "경찰 대처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의왕/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
의왕 경찰·소방관도 못막은 투신
현장서 친구에 "설득하라" 12분뒤 119협조 요청
에어매트 준비중 20대 女 12층서 뛰어내려 숨져
초기대응 미흡·두기관 서로 다른 지원시점 '논란'
입력 2016-05-22 21:52
수정 2016-05-2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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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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