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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경기도 G-MOOC(인터넷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 추진단장으로 일하게 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앞으로의 업무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총선과 대선 때마다 주요 인사의 선거 참모로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윤여준(77) 전 환경부 장관이다. 그는 신문기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네 명의 대통령(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밑에서 일했고, 국회의원, 장관 등 정관계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 이회창, 박근혜, 오세훈, 문재인, 안철수 등 여·야를 넘나들며 이들의 선거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선거 때마다 주요 인물들이 그를 찾는 통에 언론에서는 그를 초한지에 나오는 '장량', 삼국지의 '제갈량' 같은 책사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런 그가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경기도가 추진하는 온라인교육프로그램인 '지무크(G-MOOC)'의 추진단장을 맡으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남 지사가 그를 모셔온 건 분명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0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간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지무크(G-MOOC) 추진단장에 응모한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남 지사와 어떤 인연이 있는가.

"남 지사와 알고 지낸 지는 꽤 오래됐다. 지난 1998년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한나라당 정무특보를 맡게 됐는데, 그 무렵부터 알게 된 것 같다. 이후 총선기획단장을 거쳐 16대 국회의원(전국구)이 됐는데, 그때부터 남 지사와 자주 만날 일이 생겼다. 당시 남 지사는 당내에 젊고 개혁적인 의원 그룹의 리더였다. 나하고 생각이 아주 비슷했고, 그래서 말도 아주 잘 통했다. 당내 개혁과 관련한 활동을 할 때 나도 조언을 많이 했다. 그래서 피차 속생각이 뭔지 잘 안다. 이후에도 내가 어디서 뭘 하든 그 관계가 변함없이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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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지사가 삼고초려해서 지무크 추진단장에 모셨다고 하는데.

"4·13 총선 전인 올 2월 말~3월 초에 남 지사와 만나서 이야기하던중 슬쩍 지무크 얘기를 꺼냈다. 나는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말라고 거절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진지한 표정으로 설득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났는데 지사가 또 그 얘기를 했다. 그래서 나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니, 지무크의 내용이 결국은 '시민평생교육'이고 상당한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무크를 운영하려면 많은 전문가를 만나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싶었다. 그래서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랬더니 남 지사가 대권을 위해 '책사'를 모셨다고 신문에 크게 실렸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내가 아무리 그런 게 아니라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다. 나 같은 사람이 경기도에 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관심사라고…."

- 정작 본인은 '책사'라는 표현을 아주 싫어한다고 들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부탁으로 정치 관련 업무를 도와드리면서 그런 별명이 생긴 것이다. 이 총재에게 그날그날의 정국분석을 해드리고 해당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인지 얘기해 드렸다. 이후 기자들이 보기에 '총재의 멘트나 모든 결정 사항이 결국은 윤여준 저 사람의 말 대로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랬더니 어느 날 일제히 담합한 것처럼 나를 이회창 총재의 '그림자', '분신', '최측근' 이렇게 묘사하는 기사가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니까 '책사', '전략가', '기획가' 이렇게 나가더니 마지막에는 '제갈량(제갈공명)', '장량(장자방)'이라고 썼다. 그런데 만약 제갈량과 장자방이 살아 있었으면 이건 명예훼손 감이다. 그리고 '책사(策士)'는 책략(策略)을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사람들은 '어두운 지혜를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결코 어두운 지혜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기자들한테 책사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는데도 아직까지도 언론에서는 책사라고 쓴다."

- 그래도 사람들은 다들 남 지사의 '책사'로 경기도에 오게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최근엔 남 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주목받을 거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맞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다들 오해하니 더 이상 말을 말아야지(웃음). 국가지도자들의 세대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주장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 현재 새누리당에는 남경필, 원희룡 등이 있고, 더불어민주당에는 김부겸, 안희정 같은 사람이 있다. 요즘 세상은 아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 네 사람이 그 윗세대보다 자질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성향은 전 세대와 상당히 다르다. 변화의 시대를 따라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는 사람들이고, 한국 정치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늘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개혁성향을 지닌 다른 정치인도 많겠지만, 내가 이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어 언급한 것이고, 다른 사람은 잘 몰라서 거론하기 그렇다."

- 그런데 남 지사는 5선 국회의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늘 '비주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맞다. 그런데 비주류 중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주류와 대척점에 있는 비주류가 있고, '주류 속의 비주류'가 있다. 주류 속의 비주류는 주류 내부에서 끊임 없이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내가 그걸 자임했던 사람이다. 남 지사의 경우도 나하고는 입장이 좀 달랐지만 어쨌든 당내에서 주류 속의 비주류 역할을 했다. 나는 늘 주류 속의 비주류가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내부에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함으로써 100% 인심을 잃고 높은 사람 눈 밖에 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 길을 갈 것이냐, 안 갈 것이냐는 결국 자기 선택의 문제다. 나는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남 지사 국회의원 시절 '뭔 놈의 쇄신파라는 사람들이 청와대가 얼굴만 붉혀도 쏙 들어가느냐'고 핀잔을 준 적이 몇 번 있는데, 남 지사는 잘못을 다 시인하고 나에게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만큼 보기보다 폭이 넓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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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지사의 연정(聯政)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방자치제도에서는 민초들의 참여가 활발해야 하기 때문에 연정 같은 시도가 매우 중요하고 본다. 남 지사의 연정은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고, 더군다나 지금 잘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르긴 하겠지만, 내가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야권 인사들에게 물어봤는데 연정 정책을 높이 평했다. 작은 권력이지만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가 중요하다. 작은 권력을 나눌 줄 알아야 큰 권력을 나눌 수 있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남지사가 립서비스만 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진지하게 임한다고도 했다. 많은 일이 부드럽게 처리 되지는 않겠지만 현재로선 이 정도라도 시도 하는게 아주 참신하고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의 문제라면 조금은 다르다. 연정이 단순하지 만은 않다. 대통령 책임 하에서는 제도의 원리가 안 맞는 부분도 있고, 지자체와 다른 부분이 많아서 지자체의 연정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지방자치, 분권 등이 확대될 텐데 경기도에서 벌어지는 연정 실험이 향후 우리나라 지방 협치(協治)의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최근에는 반기문 총장의 대선 행보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크다.

"개인적으로 반 총장과 무척 친하다. 청와대에서 같은 수석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인품은 원만하고 좋다. 나도 좋아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난세(亂世)에 가깝다. 직업외교관인 그가 이런 시국을 수습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고 외국의 경우에도 외교관들은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품성과 자질이 있는데 대통령이 지녀야 할 그것과는 거리가 좀 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직업외교관들이 전부 기분 나빠할 것이라 이야기 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반 총장은 좀 힘들다고 본다."

- 경인일보가 20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개헌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개헌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부형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헌법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분권도 강화해야 하고 양성평등, 환경 문제 등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내각제를 시도해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내각제를 선뜻 내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안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 정도는 해야 된다고 본다. 5년 단임제는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는 '반응성'과 '책임성'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반응성은 국민의 요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고, 책임성은 국정 수행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인데 5년 단임제에서는 두 가지가 다 안 된다. 재선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임기 중 국민이 어떤 요구를 해도 안 듣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소통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이 다 그 때문 아닌가?"

-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의 정계 복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4.13 총선 당시 김종인 대표가 지원을 요청했을 때 그가 거절한 명분이 무엇이었나. 정계 은퇴를 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제 정계로 복귀한다면 그것은 무슨 명분인가? 당적을 가진 사람이 당에서 공식요청할 때는 안 하고…그는 아직도 더민주 소속이지 않은가? 지금 정계로 복귀한다는 건 명분이 없다고 본다. 이를 국민들이 납득 하겠는가? 더구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새 판을 짜는 데 앞장서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온당한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말하자면 제사 지내는 날인데 거기 가서 자기와 친한 사람들 모으는 것까지는 몰라도 '손학규 파이팅'이렇게 외치는 것은 아주 잘못한 선택이라고 본다."

- 좋은 리더, 특히 대통령이 되기 위한 조건을 꼽는다면?

 "한 가지 덕목만 가지고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내가 예전에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책을 쓰면서 나름대로 정의한 게 있다. 국가를 통치하는 리더십은 '스테이트크래프트(statecraft)' 라고 하는데 국가를 통치하는 리더십은 특수한 것으로 여타의 리더십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공직자로서의 대통령직에 대한 투철한 인식 ▲민주주의에 대한 폭넓은 이해 ▲균형 잡힌 국가관 ▲전문적인 정책 능력과 도덕성 ▲기품 있고 절제된 언행 ▲대북한 관리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우선 대통령은 '국가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국가의 미래가 어때야 한다는 것을 제시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식견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하면 해박한 이론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결합 된 사람이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의 상이다. 또 제도를 관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국정은 제도로 이뤄진다. 어떤 제도를 만들고 없앨 것인지, 아니면 고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인사문제도 중요하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다. 어떤 사람들은 인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니까. 외교능력 또한 강조된다. 대한민국은 전쟁에 늘 취약한 상태다. 만약 전쟁이 벌어질 경우 국토가 다 망가졌는데, 이기면 뭣하겠는가. 전쟁을 되도록 안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관리 능력, 즉 북한관리를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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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북한이 계속해서 핵 개발을 하는 상황에서 제재는 안 할 수 없다. 국제사회가 예전보다 훨씬 심하게 제재하고 있고, 그로 인해 북한이 상당히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제재만으로는 북한을 붕괴시킬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미 경험상 드러나지 않았는가? 제재를 안 할 수는 없겠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제재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다.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 한다. 이게 협상의 일반원칙이다. 이런 원칙이 그냥 생겼겠는가? 오랜 경험에서 나온 걸 것이다. 북한과 대화를 항상 하면서 제재를 해야지 제재만 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가 그걸 알면서도 왜 안 할까? 그것을 바로 북한의 위협을 자꾸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자꾸 북한을 자극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하게 하고, 이를 이용해 나라를 통제하려고 하는 욕심을 안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북문제가 안 풀리는 것이다."

- 4.13 총선 이후 벌어진 새누리당의 비대위, 혁신위의 실패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논평하기조차 창피한 일이다.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을 보면서 어떤 확신이 들었다.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들은 2017년의 정권 재창출보다는 순도 높은 야당을 만드는 게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만약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친박의 영향이 거의 없어질 수 있다. 이는 권력의 생리상 그렇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퇴임한 이후에도 박근혜라는 정치인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순도 높은 야당이 된다면 그건 차라리 그들만의 영역이 생기는 것이다. 정치적 생존이 가능함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이익까지 지킬 수 있으니까. 친박이 이런 계산까지 하는 게 아닌가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나? 더구나 여소야대 형국에서 대통령이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는 집권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

- 본인을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슨 그런 말을…어릴 적부터 정치판을 들여다본 경험을 가지고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분은 모든 면에서 저보다 월등히 나은 분이다. 다만 그분이 더민주 대표로 가실 때 어떤 구상을 하고 가셨는지 알 길은 없지만, 현재로선 뜻 한대로 잘 안 풀리신 것 같다. 그래도 총선승리를 이끈 당의 지도자인데…"

- 4.13 총선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선전한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사람이 총선분석을 했겠지만, 결코 자기네들이 잘해서 한 게 아니고 남의 과오로 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반사적인 이득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거나 정부를 비판한 측면도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수도권에서 압승하기 어렵다. 차원을 좀 높여서 보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작동방식에 대한 국민의 반발, 심각한 불평등, 의회 민주주의의 마비,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이 원인이라 할 수 있겠고, 가장 큰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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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선거는 한 마디로 '과학'이다. 철저하게 통계로 접근해야 한다. 선거는 예정돼있는 것이다. 만약 대통령선거를 준비한다면, 선거 전 1년 반 정도는 매달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 1천 명을 표본으로 잡았을 때 1천만~ 1천20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만약 10번 실시하면 1억에서 1억 2천만 원 정도 드는 셈이다. 대통령 선거 한번 치르려면 400억 원 이상 써야 한다. 매달 여론 조사를 해보면 단순히 이 사람, 저 사람을 지지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유권자들의 의식의 밑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유권자 의식에 심층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질문을 상당히 기술적으로 해야 한다. 그걸 1년 정도 하면 그 안에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 국민의 의식이 어느 방향에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속도가 어떠한지, 그러면 1년 후에는 국민들의 의식이 어디쯤 지나가고 있겠다는 것이 예측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홍보전략, 이슈는 무엇으로 할지, 정책은 어떻게 할지 정한다. 모든 선거 전략의 기초를 이것으로 삼아야지 뭘 기준으로 하나? 대개 다선의원들이 내가 선거 많이 치러봤으니까 다 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로 착각이다. 의외로 잘 모른다. 자기가 접촉하는 사람은 뻔하다. 돈 2~3억 쓰는 거 별거 아닌데 안 쓰더라. 많은 이가 주먹구구로 치른다. 선거를."


- 다양한 직업을 거쳤는데, 언제가 제일 재미있었고,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나.

 "신문기자부터 각종 공직 생활을 겪었다. 가장 왕성하게 일했던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 겸 대변인 역할을 할 때다. 그 당시는 굉장히 일이 많아 무척 피곤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대변인의 역할을 굉장히 중시하는 분이었고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잘 만들어줬다. 대통령께서 대변인은 많은 걸 알고 있어야 한다며 특별한 정보도 많이 주시고, 중요 문제에 대해서 수시로 내 의견도 많이 물어보셨다. 때문에 업무와 관련해서 대통령을 모시며 많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대통령이 신뢰를 표시하셨기에 내 인생에서 가장 헌신적으로 일했던 것 같다."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서양의 고전이 있나?

 "책이야 평생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았다. 귀감이 될 만한 책은 너무 많다. 역사서는 다 많은 영감을 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맹자(孟子)'다. 맹자는 참 독특한 사람이다. 그 당시에 역성혁명을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이 밖에 정관정요, 자치통감 같은 책도 훌륭하다. 재미로만 친다면야 삼국지나 초한지가 으뜸이지…(웃음)."

- 앞으로 지무크를 운영하기 위한 나름 대로의 계획이 있나.

"지무크는 그동안 3개 기관에 기능이 나눠 있었던 것을 통합하는 것이다. 우선 통합 전의 기관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느끼고, 터득한 의견들을 들어봐야 한다. 추진단 조직이 꾸려지면, 내부토론을 활발히 해서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결정하겠다. 또 도의회, 도민을 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여론조사를 하겠다. 도나 지무크 추진단이 일방적으로 도민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1차적으로 도민이 콘텐츠의 생산자인 동시에 수혜자가 돼야 한다. 현재 유사한 프로그램이 많다. 그런데 대부분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교육은 일방통행만으로는 안 되고 쌍방통행이어야 한다. 교육과 관련된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많이 모은 뒤,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콘텐츠를 제작·가공해서 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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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지무크 추진단장은?

1939년 10월 17일 충남 논산출생
1956년 경기고 중퇴
1964년 단국대졸
1966년 동아일보 기자
1977년 주일본 공보관
1983년 국회의장 공보비서관
1984년 대통령 공보비서관
1994~1997년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1997~1998년 환경부 장관
1998년 한나라당 총재정무특보
1998·2003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2000년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
2000~2004년 제16대 국회의원(전국구)
2012년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
2014년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2016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글/김선회기자 ksh@kyeongin.com ·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